'잠들기 전 주문' 새벽배송, 유통 패러다임 바꾼다
2019.04.22 06:00
수정 : 2019.04.22 06:00기사원문
새벽 배송 서비스가 유통업계 전 품목에서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밤에 잠들기 직전 주문해서 이른 아침에 눈을 뜨면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쇼핑 새 트렌드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마저 있다.
■"새벽배송 시장 올해 1조원 넘을 것" 업계 경쟁 후끈
22일 통계청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등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몰 식품 거래액은 2015년 6조 7000억원에서 2017년 11조 8000억원으로 76%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4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새벽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도 속속 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업계 선두주자인 마켓컬리와 헬로네이처 등 스타트업들은 물론, 지난해 7월 런칭한 유기농 식품업체인 오아시스마켓 온라인까지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평가다.
심지어 롯데와 신세계, GS, 동원 등 기존 대기업들도 현재로서는 크지않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미래를 낙관하며 뜨거운 경쟁구도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배달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7%가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인지자의 절반 이상(53.1%)이 실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새벽 배송 서비스는 주로 여성(남성 49.5%, 여성 55.6%)과 20~30대 젊은 층(20대 65.2%, 30대 58.6%, 40대 50%, 50대 40.2%)의 이용경험이 많은 편이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구성원(1인 가구 67.5%, 2인 가구 53.2%, 3인 가구 52.2%, 4인 이상 가구 50%)과 취업주부(전업주부 49.4%, 취업주부 59.4%)가 상대적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1인 가구와 출근 때문에 아침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취업주부가 주로 새벽 배송을 이용해 식재료 및 음식을 많이 주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장 이용경험이 많은 새벽 배송 서비스 브랜드는 마켓컬리(34.7%, 중복응답)였으며, 쿠팡(19.4%)과 이마트(13.6%), 티몬(12.5%), GS리테일(9.8%)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로 제품을 주문한 경험이 그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쇼핑에 결정적인 치명타"
새벽 배송 서비스가 ‘아침 식사’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 10명 중 6명(60.6%)이 새벽 배송 서비스가 일상화되면 제법 든든한 아침식사를 챙겨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한 것이다. 현대인 상당수가 바쁜 생활 속에서 아침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있는데,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식재료나 가정간편식(HMR) 및 식사대용품을 새벽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침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보인다. 성별(남성 58.4%, 여성 62.8%)과 연령(20대 63.2%, 30대 63.6%, 40대 54%, 50대 61.6%)에 관계 없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함께 새벽 배송 서비스가 일상화되면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의견(46.9%)도 많았다. 새벽 배송이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는 활동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했다. 전체 응답자의 61.2%가 앞으로 주부들이 시장이나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는 빈도가 감소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69.6%)과 30대 소비자(68.8%)가 밖에서 장을 보는 대신 새벽 배송을 통해 온라인 주문을 많이 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식음료업체가 새벽배송에 거는 기대가 유달리 크다"면서 "신선 및 유기농 식품의 경우 새벽배송 소비스가 사활을 가를 정도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