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메트리 그녀석’ 김병수 감독이 밝힌 탄탄한 완성도의 비결
2019.04.22 08:29
수정 : 2019.04.22 08:29기사원문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배우의 얼굴, 대사와는 다른 감정선의 표현들을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좀 더 고급스러운 드라마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tvN 월화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박진영(GOT7, 이안 역), 신예은(윤재인 역), 김권(강성모 역), 김다솜(은지수 역)의 열연과 함께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로맨스릴러 스토리로 각광받고 있다.
김병수 감독은 드라마 속 다양한 장치에 대해 “과거와 현재 이야기의 관통을 소품과 색깔로 보기 쉽게 표현하려 했다. 주로 인물들의 감정은 색깔을 활용해 표현했고, 그림과 소품들에는 메타포를 심었다. 또 ‘과거’와 ‘상처’를 치유하는 주제인 만큼 후반부에 밝혀지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많아 곳곳에 복선을 깔아둘 수밖에 없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초반은 로맨스, 후반은 스릴러로 두 가지 장르의 복합적 재미를 주고자 했다. 주인공의 서사와 감정을 이해시키는 데 로맨스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10회 이후로 스릴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안(박진영 분), 윤재인(신예은 분), 강성모(김권 분), 은지수(김다솜 분)의 얽힌 과거들이 밝혀지고 이해되는 과정들을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녀석’ 속에는 이안은 빨간색, 윤재인은 노란색이라는 각자의 시그니처 색깔론이 존재해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는 상황. “각 캐릭터에 색깔을 부여해 상대방과의 감정선들을 색의 진함과 옅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이런 변화가 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숨은 그림 찾기처럼 시청자분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 위해 배치했다”다는 말에서는 새로움을 시도하는 김병수 감독의 섬세한 면모가 엿보였다.
그는 “이안과 재인의 첫 만남 당시에는 원색적인 빨간색과 노란색을 썼는데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점차 파스텔톤으로 변한다. 그래서 8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놀이터 씬에서 이안은 연분홍색, 윤재인은 연노란색 옷을 입고 있는 것”이라고 안방극장을 애틋하게 물들였던 8회 놀이터 씬에 대한 포인트를 밝혔다.
더불어 “10회 길거리에서 이안과 재인이 헤어진 후 길거리 행인들이 원색적인 빨강과 노랑 우산만 사용하게 했다. 둘의 만남이 처음으로 돌아갔고 서로간의 마음을 닫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감정의 낙차를 더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8회 엔딩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눈과 노란 조명을, 10회 초반에서는 헤어짐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를 사용했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특히 드라마 곳곳에 숨겨진 메타포 찾기에 열광하며 추리의 장이 열린 온라인상의 뜨거운 반응에 “시청자분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메타포라는 것이 연출적으로 주관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답이라고 이야기하긴 어렵겠지만, 제가 의도하려고 했던 부분들을 정확히 보시는 것 같아 즐겁다. 사실 화면 곳곳에 색깔들과 소품들이 누구와 연관되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물론 아직 찾지 못하신 메타포들도 많다(웃음)”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첫 방송부터 미(美)친 속도감의 전개로 달려온 김병수 감독은 마지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 속 “초중반 소품들과 후반부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껴주셨으면 한다. 특히 ‘이안’은 사람뿐만 아니라 물건에서도 기억을 읽는다. 지난 방송들 속 스쳐지나갔던 소품들 중 ‘혹시?’하는 의문이 들었던 게 있었다면 그것이 사건해결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스포일러를 해본다(웃음)”며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