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카자흐, 한반도 비핵화에 큰 교훈...경제협력도 확대"
2019.04.22 20:24
수정 : 2019.04.22 20:24기사원문
【누르술탄(카자흐스탄)=김호연 기자】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비핵화 모델'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해법 찾기에 나섰다. 카자흐스탄이 '자발적 핵포기 국가'로 비핵화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할 수 있는 주요 모델로 삼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된다고 보고 양국간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소규모·확대 정상회담에서 "핵 포기 이후 지난 30년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은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큰 교훈이 되고 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서 우리 카자흐스탄의 지혜를 나눠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한반도가 평화지대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카자흐스탄은 자발적 핵포기 국가다. 1991년 8월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 폐쇄 및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1410기의 전략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시 세계4위 규모의 핵무기를 포기했다. 그 대가로 카자흐스탄은 핵보유국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경제 지원을 받아 국가 발전 기반을 마련, 중앙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카자흐스탄은 정치적 안정 속에 2000년대 들어 국제 유가의 상승, 시장주의적 개방정책 지속 등에 힘입어 2000년~2007년간 연평균 10%에 육박하는 고도경제성장을 달성했다.
양 정상은 전날 거행된 독립운동가 계봉우·황운정 지사의 유해 봉환식과 함께 관심을 모았던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류했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 100주년인 내년에는 봉환되길 희망했고, 토카예프 대통령은 "내년 행사 때까지 해결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겠다"고 답했다.
경제협력도 확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한-카자흐스탄 경제협력의 새로운 바람'을 주제로 한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교통과 물류, 에너지, 산업 인프라 건설을 골자로 한 '누를리 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라시아 평화와 공동번영을 비전으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한국의 '신북방정책'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토카예프 대통령도 당초 총리가 참석하기로 한 비즈니스포럼에 직접 문 대통령과 함께하고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문 대통령에게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수준의 훈장인 '도스특(Dostyk)' 훈장을 수여 할 예정있지만 내부 정치 일정상 취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훈장 수여와 수여식은 (카자흐스탄) 대선 등의 정치일정을 고려해 카자흐스탄 정부와 협의하에 취소되었다"고 설명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