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中공유경제 '표상' 공유자전거의 몰락과 변신
2019.04.23 14:15
수정 : 2019.04.23 14:15기사원문
■100곳 난립→4곳 시장재편
공유경제의 본질은 기존 물건을 함께 나눠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의 공유자전거 시장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해 작위적으로 형성됐다. 중국 공유자전거 시장의 추락은 바로 첫 단추에서부터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만들어가다보니 무리한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사업성을 갈수록 악화됐다. 우선, 2016년부터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뛰어든 데 이어 시장 선점을 위해 무리한 사업 네트워크 확장과 무료 탑승 제공 등 과도한 가격인하 체계를 도입했다. 과도한 물량공세에 버티지 못한 업체들이 손을 들었고 살아남은 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로 큰 내상을 입었다.
최근 4강구도로 재정리되면서 정상적인 가격 체계를 도입하는 등 시장 안정이 기대된다. 그럼에도 공유자전거 시장이 예전처럼 잭팟을 터트리는 업종으로 주목받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자전거수요가 점점 자동차수요로 넘어가는 추세다.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 다가설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수요의 니즈가 이동하게 된다. 이에 최근 늘어나는 공유 전기자전거 역시 한때 유행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고영화 SV인베스트먼트 고문은 "공유자전거의 유지관리비 역시 사업수익성을 짓누른 요인이었다"면서 "공유전기자전거는 충전을 위한 거치대 및 전기 배터리 유지보수와 관리 교체 등 관리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아이템이 되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유자전거 규제가 강화되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도로 곳곳에 무단방치된 자전거 탓에 보행자들의 불편과 사고가 잇따르면서 자전거 배치 및 관리에 대한 규제가 깐깐해졌다. 해외 선진국에선 현재 중국내의 관리방식을 도입했다간 엄청난 벌금폭탄을 맞아 업체가 파산할 수밖에 없다.
■차량공유업체 먹잇감으로 전락
반면, 공유자전거 시장을 몰락으로 볼 게 아니라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공유경제의 승부처는 결국 가입자와 빅데이터 확보 싸움이다. 공유자전거 시장이 사업성 관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었지만 가입자 확보면에선 다른 업종의 부러움을 샀다. 새로운 거대 시장을 만들려는 업체가 공유자전거 업체의 거대 가입자를 거머쥐는 순간 시장 주도자가 될 수 있다.
차량공유 업체들이 이같은 공유경제의 생리를 눈치채고 공유자전거 업체 싹쓸이에 나섰다. 시장 선점을 위해 망해가는 공유자전거 업체들을 인수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식이다. 차랑공유 사업과 공유자전거의 연계시너지 효과까지 '일석이조'인 셈이다. 대표적 공유자전거 업체인 모바이크는 중국 온라인 배달 업체인 메이투안 디안핑에 넘어갔다. 이 회사는 본업외에 공유자동차 서비스도 론칭했다.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은 블루고고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오포를 인수하려다 실패하자 직접 공유자전거 사업에 뛰어들었다. 알리바바 그룹의 앤트 파이낸셜이 대주주인 업체가 헬로바이크로 업계 3위로 도약했다. 알리바바는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파산 직전인 오포 역시 가입자 확보 경쟁력이 뛰어나 매력적인 인수 매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공유자전거 업체를 인수한 곳들이 모두 차량공유사업과 직간접적 연관성이 있다. 고영화 고문은 "공유자전거가 몰락했다는 관점보다는 공유경제 산업이 변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공유차량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노리기 위해 가입자를 대거 확보한 공유자전거업체들을 인수하는 전략에서 공유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영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