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급,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조사보고서에 유감 표명
2019.04.23 16:06
수정 : 2019.04.23 16:17기사원문
지난 2017년 3월 3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브라질 구아이바항에서 철광석을 싣고 출항한 폴라리스쉬핑 소속 벌크선 스텔라데이지호는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선박에 타고 있던 한국인 8명 등 선원 22명이 실종됐다.
스텔라데이지호는 한국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소속이지만, 마셜제도공화국에 선적을 등록한 편의치적선이다.
국제협약상 기국주의에 따라 사고 조사권은 선적국에 있으며, 결과를 IMO에 보고하게 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원인과 관련된 주요 사항들은 해당 선박이 수심 3800m 해저에 침몰했기 때문에 대부분 추정과 가정에 근거하지만, 핵심은 2번 밸러스트 탱크에서 시작된 침수가 다른 밸러스트 탱크와 빈 공간, 화물창으로 급격히 진행하면서 생긴 구조손상이 침몰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구조손상은 재료의 피로, 부식, 식별하기 어려운 구조 결함, 다항(多港) 화물 적재, 2017년 3월 29일에서 31일 사이 황천에 따른 외력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산적화물선(벌크선)에 대한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에도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용도 변경된 초대형 광탄선은 구조상 선박 좌·우현에 있는 윙 탱크가 매우 커서 한쪽이 침수되면 침몰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데도 협약에서는 이에 대한 추가 안전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관련 규정의 개정을 IMO에 권고했다.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한국선급과 관련해서는 2008년 스텔라데이지호의 개조설계 검토 및 승인 때 선박의 재료 피로를 반영하지 않고 1993년 건조 당시의 사양에 근거하여 수행했고, 2011년 검사 때 상당수 결함을 발견하고 수리했으나 손상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2016년 마샬아일랜드 기국과 체결한 업무대행협정에 따라 선박검사시 발견한 중대 결함 등을 보고토록 되어 있으나 누락한 점을 꼬집었다.
한국선급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선급은 먼저 보고서에 언급된 재료 피로의 경우 "한국선급의 검토 규정은 선진 선급들의 연합체인 국제선급연합회(IACS)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라며 "마셜제도의 용역을 받은 미국 기술컨설팅회사가 스텔라데이지호의 용도변경 때 한국선급의 구조분석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상분석과 관련해서는 "2011년 당시 선박을 검사한 검사원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는 비슷한 선령(당시 18년)의 선박에서 발견되는 통상적인 손상이었고, 적절한 수리를 마쳤기 때문에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결함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철저한 검사와 수리가 진행됐고, 선적을 등록한 국가(기국)에 보고할 정도의 구조적 문제가 없었다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는 기국에 보다 긴밀한 업무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
또한 한국선급은 이번에 식별된 국제규정의 미비와 관련해 관계 당국 및 국제선급연합회와 긴밀히 협력해 IMO에서 규정 개정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회사 경영진과 임직원 모두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로 인해 실종된 선원들과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근 수거된 항해기록 저장장치의 분석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고원인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