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 테리 "'포스트 하노이' 국면서 韓정부 역할, 제한될 것"

      2019.04.23 16:51   수정 : 2019.04.24 21:40기사원문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것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그다지 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포스트 하노이' 상황 속에서 현실적으로 한국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19 아산플래넘 : 한국의 선택'에서 테리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열리더라도 한국은 북측에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해줄 수 없고, 정상회담을 다시 하더라도 북미협상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개성공단 재개 같은 남북경협이 없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주목을 끌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그다지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리는 것이다.



테리 연구원은 "만약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성공단을 여는 등 행동을 보이면 북한의 태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유인책 없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낮게 내다봤다.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일괄적 비핵화와 빅딜을,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테리 연구원은 "북미 양측이 포기를 않는 상황이라면 문 대통령이 기존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 시점을 올해 안으로 못 박았다'는 일각에서의 질문에 대해 "북미가 서로의 입장만 주장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북미대화의 재개가 언제 이뤄질지 의문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현재 미국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있지만 '와일드카드'는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섣불리 탄도미사일 테스트를 한다든지 도발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날 오전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前) 미 국무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북한 사람들에게 밝은 삶의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나라"라면서 한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강조했다.


스타인버그 전 장관은 한국의 역할에 대해 "한국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 따른 위험을 조심하게 다루고 궁극적 비핵화를 핵심 목표로 함과 동시에 강력한 한미동맹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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