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스마트폰 경쟁 1라운드, HTC 웃고 시린랩스 울었다

      2019.05.02 09:50   수정 : 2019.05.02 09:50기사원문

‘블록체인 스마트폰 1세대’로 불리는 시립랩스의 핀니와 HTC의 엑소더스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HTC는 차기작을 예고하며 시장에 자리를 잡은 반면 시린랩스는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나란히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한지 약 6개월 만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린랩스는 최근 전 직원의 25%에 달하는 인력을 해고했다. 당초 언론이 더 많은 인원을 정리했을 것이라 예상했을 만큼 ‘핀니(Finny)’의 판매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예정됐던 핀니의 국내 출시 역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반면, HTC는 지난달 29일 현지언론을 통해 ‘엑소더스(Exodus) 2’ 출시계획을 밝혔다. 필첸(Phil Chen) HTC 블록체인 사업 담당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엑소더스 2를 개발하고 있다”며 “엑소더스 1의 판매량이 기대치를 훨씬 상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엑소더스와 핀니는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사용할 때 필요한 개인 암호키를 보관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을 탑재, 암호화폐 거래의 보안을 강화하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이다.


시린랩스는 세계 첫 암호화폐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지난 2017년 암호화폐공개(ICO) 당시 1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모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비트코인이 300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치면서 한순간 시장이 얼어붙었고, 투자받은 암호화폐를 현금화시키지 않았던 시린랩스 역시 큰 손실을 입게됐다.


문재호 시린랩스 한국 지사장은 “2017년 암호화폐 호황기때만 해도 이러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시린랩스의 패착이었다”며 “결국 사업자금이 대폭 주저 앉으면서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이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출시가 무기한 연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문 지사장은 “런칭 자체도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다보니 한국, 미국, 이스라엘, 일본 등 원래 출시가 예정됐던 나라들도 기약이 없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핀니는 현재 영국내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핀니는 지난해 출시 당시,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을 내세운 화려한 마케팅과 오프라인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회사인 코인덕을 파트너로 영입하며 업계 기대감을 높였다. 코인덕은 핀니에서 구현되는 암호화폐 결제절차를 대폭 축소, 버튼 클릭만으로 송금 주소를 복사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해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이 역시 흐지부지 됐다는게 문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시린랩스의 경력 엔지니어 인력이 빠지면서 오는 4월로 예정됐던 코인덕 기술 조율 스케줄도 맞추기 힘들게 됐다”고 털어놨다.


시린랩스 측은 추후 소프트웨어 개발 및 배포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핀니 전반 업무는 외주 하드웨어 업체가 담당하던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문 지사장은 “해당 외주업체는 기존에 핀니 폰을 생산해 왔던 폭스콘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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