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프 아마드 "저비용으로 안정성 높이는 블록체인 기술, 금융 신뢰 높일 것"

      2019.05.02 17:04   수정 : 2019.05.02 17:04기사원문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금융산업의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신뢰'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다. 게다가 비슷한 수준의 신뢰를 쌓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검증단계를 거쳐야 하는 기존 금융시스템과 달리 블록체인은 낮은 비용으로 신뢰를 인정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이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와 기록을 공유하는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이 임의로 데이터를 왜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계약이 집행되기 때문에 거래를 중개하는 사람이 필요치 않은 기술적 특성이 금융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인도 최고의 블록체인 기업인 일레븐01 오사프 아마드 대표는 "블록체인으로 기존 거래비용을 줄이면서 투명성과 안정성은 강화할 수 있다"며 "고객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미래금융의 승자와 패자를 가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사프 대표는 지난달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금융의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뒤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나 "블록체인이 금융의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오사프 대표는 "일레븐01은 블록체인 프로토콜 기업으로서 더 많은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으려 노력한다"며 "협력하지 않으면 경쟁해야 하는데 최대한 협력자를 많이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전략을 설명했다. 오사프 대표는 한국 기업들과도 활발한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범현대가 현대BS&C 정대선 사장이 세운 블록체인 기술기업 에이치닥테크놀로지는 2일 일레븐01과 기술협력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일레븐01은 인도 재계 10위권에 속하는 마힌드라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테크마힌드라가 주축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현재 인도 텔랑가나 등 각 주정부와 '블록체인 지구'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한국에 와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한 뒤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일레븐01은 어떤 진척이 있었나.

▲일레븐01은 현재 기업 파트너십, 인도 주정부와의 협력 그리고 프로젝트 부문에서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우선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상당한 빅딜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MS의 '스케일업(ScaleUp) 프로그램'에 일레븐01이 선정된 것이다. 스케일업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영업, 마케팅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는 몰입형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MS는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일레븐01 측에 제공하고, 일레븐01 임직원 6~8명이 MS로 출근해 관련 사항들을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도 주정부들과 행정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은 실행되고 있나.

▲텔렝가나, 고아 등 각각의 주정부마다 다른 단계에 위치해 있다. 일례로 텔렝가나는 일레븐01과 가장 오랜 시간 협력해 온 주여서 그 관계 역시 굉장히 긴밀하다. 현지 최대 IT업체인 테크 마힌드라와 더불어 3자 협약을 체결, '블록체인 지구' 구축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 지구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글로벌 기업이 해당 지역으로 사무실을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보다 많은 기업을 텔랑가나로 유치하고, 블록체인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또 다른 부분으론 정부의 토지등록 시스템을 일레븐01 블록체인에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안드라 프라데시(AP) 주와도 새롭게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레븐01의 영향력을 확장시켜 인도 내 29개 주와 계속해서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일레븐01이 주력하고 있는 사업분야는.

▲크게 5가지 분야다. 토지 등록과 농업기술, 공급망 관리, 지급결제, 헬스케어 등이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힘을 쏟고 있는 사업은 블록체인 기반 농업기술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인도경제의 약 40%가 농업에 의존하고 있다. 자연히 농업문야에 노동인력이 집중돼 있지만, 곳곳에 비효율성이 산재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농민이 농기구와 씨앗종, 혹은 대출을 받을 때 굉장히 복잡한 중간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속에서 이자, 수수료 등이 붙으면서 많은 사람이 대출융자를 상환하지 못해 자살을 택하고 있다. 이에 일레븐01은 약 30만명의 농민을 확보하고 있는 현지 농업 기술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케이티넥스트와 유엔 승인을 받은 국제반건조열대지역식물재배연구소(ICRISAT) 등과 함께 농민과 금융기관을 직접 연결하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구성 중이다.

―한국에선 게임·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서비스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평이 많다. 일레븐01이 보기에 블록체인이 접목될 때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 산업은 어떤 것인가.

▲일레븐01의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레이어 프로토콜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든 확장할 수 있지만 가상현실(VR)과 금융분야가 게이밍산업만큼 경쟁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일레븐01은 각 산업군에 단순히 프로토콜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정부와 기업이 실제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저희의 주요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올 2·4분기에 일레븐01 메인넷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아는데 일정은.

▲5월 말쯤이면 메인넷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50여개 대학교 및 14개의 스타트업과 함께 활발히 테스트넷 시험을 진행 중이다. 파트너십을 늘려 나가기 위해 저희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스타트업을 꾸준히 찾고 있다. 그중 학위 및 행정 서류 발급 관련기업 등도 포함돼 있다.

―일레븐01의 장기전략은.

▲일레븐01을 블록체인 산업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 출범 이후부터 굉장히 흥미롭게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무엇인가를 밑바닥부터 만들어 나간다는 건 유의미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향후 3~4년을 내다보면서 일레븐01을 최고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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