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실서 친환경 버섯 재배…"이웃돕고 소득창출"
2019.05.03 13:35
수정 : 2019.05.03 14:21기사원문
완주 원주아파트 주민들, 지하실서 표고버섯 재배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방치되기 쉬운 아파트 지하실에서 친환경 표고버섯을 재배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화합을 다지며 소득도 창출하는 주민들이 화제다.
노인 일자리와 주민 소득, 소통과 화합 등 ‘공동체 사업’의 새 지평을 연 주인공은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 있는 원주아파트 297세대 입주민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완주군의 지원을 받아 지하1층 66㎡의 공간에 앵글과 선반, 스마트팜 LED 시스템 등 표고버섯 재배사를 설치했다.
선반 높이를 5단으로 낮추고 그 위에 표고버섯 종균을 심어놓은 배지 1300개를 빼곡히 배치해 노인들도 힘들지 않게 일할 수 있도록 했다.
3월에서 9월이 제철인 표고버섯은 적정온도(15도)와 환기, 급수 외에 비교적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재배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민들은 2인1조 조를 짜서 짬이 날 때마다 서로 돌아가며 재배공간의 온도를 맞추고 곰팡이가 자라지 않도록 습도까지 조정하며 솎아내기를 하는 등 정성껏 버섯을 키웠다.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지하실에서 무농약으로 키운 친환경 표고버섯은 알차게 생육해 조만간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수확한 버섯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나머지는 ㎏당 8000~1만원에 판매해 내년도 배지 구입 등의 자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지하실의 버섯 재배는 첫해인 지난해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노인들이 직접 공부하고 선진지도 방문하는 등 재배 노하우를 익혔지만 극심한 폭염이 악재로 작용해 50만원 가량의 수익에 만족해야 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주민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결과 오동통한 표고버섯이 탐스럽게 자랐다. 연간 3~4번의 수확을 고려할 때 올해 300만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명숙 노인회장은 “소일거리가 없었던 경로당 회원들이 할 일이 생겨 기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어 활력을 되찾고 있다”며 “아직은 버섯을 다루는 일이 서툴지만 손주처럼 애지중지해 키운 버섯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성일 군수는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고 정산하는 실질적인 공동체 사업을 통해 고독과 불통, 무관심의 아파트 문화를 어울림과 소통, 관심의 문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며 “지속 가능한 공동체 사업을 위해 주민 반응이 좋은 사업들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