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환경미화원, 3천만원 든 재일교포 가방 되돌려줘
2019.05.05 17:37
수정 : 2019.05.05 20:52기사원문
70대 재일교포, 가족여행 왔다 공항 의자 밑에 가방 두고 출국
환경미화원이 발견 공항경찰대 신고…세관 협조로 연락 닿아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에 가족 여행을 왔다가 공항 출국장 의자 밑에 291만엔(한화 약 3000만원)이 든 가방을 놓고 일본으로 돌아간 재일교포가 경찰의 도움으로 되찾았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10시40분쯤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 보안구역을 청소 중이던 환경미화원 A씨(49·여)가 의자 밑에 놓여있는 갈색 가방을 발견했다.
A씨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주인을 찾아보려 했지만 찾지 못했고 다음날 새벽 유실물 센터를 통해 공항 경찰대에 신고했다.
경찰이 가방 안을 확인한 결과 안에는 돈뭉치 3개가 들어있었다. 모두 합하면 291만엔으로 한화 3000만원 상당의 거액이었다.
경찰은 가방 안에 들어있던 은행관련 서류를 토대로 공항 내 은행과 세관 협조를 얻어 주인을 추적했다.
가방 주인은 일본에 이미 도착한 재일교포 B씨(72)로 확인됐다. 일본 연휴를 맞아 지난달 29일 가족들과 함께 부산에 여행을 온 B씨는 귀국하기 전 예금 가운데 일부를 출금한 뒤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다 실수로 가방을 놔둔 채 탑승했던 것이다.
잃어버린 돈은 B씨 부부 노후자금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일본에 도착한 이후 가방을 잃어버린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지만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몰라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고 한다.
한국 경찰의 연락을 받은 B씨는 5일 부랴부랴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와 가방을 무사히 되찾았다.
가방 주인 B씨는 '부산 가족여행이 자칫 아픈 상처로 남을 뻔 했는데, 한국인의 따스한 마음으로 또 한번의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가방을 신고해 준 환경미화원과 세관 외화신고까지 해준 한국 경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