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블록체인으로 와인 최강국 재건 나선다
‘스토리를 마시는 술 와인’. 지금은 프랑스가 와인의 최고봉이라고 자랑하지만 와인의 원조국은 사실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와이너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와인에 스토리를 입히고 있다. 포도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소비자들이 와인을 즐기며 스토리를 함께 즐길 수 있해 와인 원조국과 최강국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품질 보증회사인 디엔브이 지엘(DNV GL)은 올초 이탈리아 와인 생산업체 3곳과 함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식품추적 솔루션 ‘마이 스토리(My story)’를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3월, 디엔브이 지엘이 도쿄에서 열린 ‘2018 국제식품안전회의’에서 마이 스토리 출시계획을 밝힌 지 약 1년 만이다.루카 크리시오티 디엔브이 지엘 대표는 “마이 스토리는 와인에 대한 즉각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며 “이를 통해 와인 생산업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 스토리, 블록체인으로 와인 출처에 대한 디지털 신뢰를 구축하다
마이 스토리는 비체인(Vechain)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DApp)다. 비체인은 블록체인 플랫폼의 일종으로 무선식별시스템(RFID)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데이터 수집 기술을 블록체인에 결합해 포도의 생산부터 숙성, 유통까지의 과정을 빠짐없이 추적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모바일 기기로 와인병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데이터화된 와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와인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크게 네 가지다. △원재료인 포도가 어떤 자연환경에서 자랐는지(토양, 일조량 등) △포도 재배과정에서 어떤 농약과 비료가 언제 사용됐는지 △와인은 어떤 온도와 조건에서 숙성됐는지 △특정 와인 농가에서 몇 병의 와인이 생산됐고, 어떤 경로로 마트 혹은 백화점에 도달하게 됐는지 등이다.
디엔브이 지엘 측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더 이상 브랜드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제품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며 “마이 스토리 솔루션은 제품의 품질부터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측면에 대한 소비자의 갈증을 해소해 제품과 소비자 간 신뢰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마이 스토리를 채택하고 있는 이탈리아 와이너리는 리치 커바스트로(Ricci Curbastro), 루피노(Ruffino), 토레벤토(Torrevento) 등 총 3곳이다. 디엔브이 지엘은 트위터를 통해 “마이스토리 스티커가 부착된 해당 와이너리 제품들은 유럽 전역에 유통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내 전세계 와인시장으로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스트앤영(EY), 이탈리아 와이너리에 블록체인 접목
글로벌 4대 컨설팅 회사 중 하나인 어니스트앤영(EY) 역시 블록체인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 이지랩(EZ lab)과 함께 이탈리아 와인농장 플라시도 폴포네(Placido Volpone)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이는 지난 달 EY가 자체 개발한 이더리움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공급망, 식품 추적, 공공 재정 및 거래 등 여러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
지난 2014년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출범한 이지랩은 2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두 번째 사무실을 낼 만큼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지랩은 지난 2017년부터 이탈리아 남부 소재의 와이너리인 칸티나 볼포네(Cantina Volpone)의 와인생산 과정에 블록체인을 시범 도입해 왔다.
이지 랩 측은 “블록체인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가상의 거리’를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소비자는 자신이 어떤 것을 마시고 있는지, 해당 제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지 등을 와인병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