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세상에 없는 여행 대표, 여행객·주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공정여행’

      2019.05.10 17:30   수정 : 2019.05.10 17:48기사원문


"모두가 행복한, 건강하고 개념 있는 여행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정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자뿐만 아니라 여행지 주민의 행복까지 추구하자는 좋은 취지에서 출발한 공정여행은 아직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겐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내 여행자 중 공정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1% 남짓한 수준인데, 공정여행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유럽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2015년 첫 걸음을 뗀 사회적기업 '세상에 없는 여행'과 김정식 대표(사진)는 이런 공정여행을 통해 상생을 추구한다.
여행객들에게는 '노쇼핑 노옵션'이라는 기치 아래 최고의 여행을 제공하고, 현지 지역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현지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김 대표는 10년 남짓한 시간을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그런 그가 공정여행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인도 여행 중 우연찮은 기회로 베트남 공정여행사 연합의 대표를 만나게 되면서다. 이후 김 대표는 세계적 규모의 호텔이나 다국적 기업들이 아닌, 현지 주민들과 함께 여행자들을 맞이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김 대표는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여행자들이 지출하는 비용 중 현지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은 최대로 잡아야 5%가 채 되지 않는다"며 "여행자들과 현지 지역사회, 지역주민들이 모두 행복한 여행을 고민하다 세상에 없는 여행을 론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바람은 5년간 세상에 없는 여행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됐다. 베트남 여행상품과 함께 출발한 회사는 현재 라오스와 일본, 미국 등을 아우르는 여행사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도움도 큰 보탬이 됐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가 그리는 이상적인 공정여행에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삶도 포함돼 있다. 여행을 꾸미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여행객들도 행복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때문에 세상에 없는 여행은 직원들에게 도서지원비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가 하면, 매년 회사수익의 1%를 모든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내년부터는 주4일제 근무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제 김 대표와 세상에 없는 여행의 시선은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하고 있다. 세상에 없는 여행은 다음 달 론칭을 목표로 남미와 아프리카, 유럽, 중앙아시아 등의 여행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한국 여행사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여행지들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여행상품 역시 현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본으로 한다. 또 '개념 있는' 식당과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마음 놓고 쇼핑할 수 있는 기념품 판매점도 오픈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여행지를 여행객들이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꼭 공정여행이 아니더라도 여행자들 입장에서 합리적이고 개념 있는 여행사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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