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이어 할리우드행.. '마블리'는 잠시 잊어주세요
2019.05.13 16:26
수정 : 2019.05.13 16:26기사원문
한주먹으로 나쁜 놈을 처단하는 맨몸 액션의 강자. 험상궂은 얼굴과 달리 마음 여린 인간적인 남자. 두 이미지를 넘나들며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 중인 마동석이 요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마블 신작 출연 루머부터 '악인전' 칸 초청 및 할리우드 리메이크 확정까지 겹경사를 맞았다.
먼저 14일 개막한 제72회 칸영화제에 마동석 주연작 '악인전'이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공개된다.
초미의 관심사인 마블 신작 '이터널스' 출연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의 영화 사이트 IMDB에 '이터널스'를 검색하면 캐스트에 이미 마동석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고 하자 그는 확정된 게 없다고 거듭 밝혔다. 마동석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맞지만 그 이후에는 진행된 사항이 전혀 없다. 제안을 받은 시기는 꽤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도장을 찍어야 이야기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반면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된 '악인전'에 대해서는 술술 이야기를 풀어냈다. '악인전'은 마동석이 어릴 적부터 동경한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 픽쳐스가 리메이크한다. 그 역시 액션 배우로서 왕년의 액션 스타에 대한 애정이 컸다. 마동석은 "내게 스탤론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액션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라며 "스탤론의 '록키'를 보고 복싱을 시작했고, 배우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범죄도시'를 필두로 영화 기획 제작사 '팀고릴라'를 이끌며 기획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악인전' 리메이크 협상 당시 공동 프로듀서를 제안했는데, 발보아 픽쳐스가 그 제안을 수락하면서 출연 요청을 해온 것. 한국영화 속 같은 역할로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동경하는 스타와 함께 출연할 가능성은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악인전'은 세 명의 나쁜 남자가 벌이는 게임 같은 영화다. 자동차 접촉 사고를 가장해 사람을 무차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 어느 날 우연히 조폭 두목을 죽이려다 실패한다. 조폭의 두목과 형사가 손잡고 연쇄살인마를 잡게 된 배경이다. 마동석은 조폭 두목인 장동수 역을 맡았는데, 작정하고 악당을 연기한다. 조폭 세계 속 마동석은 피도 눈물도 없다. 극 초반 몇몇 장면은 폭력 수위가 꽤 높은데, 마동석의 아이디어가 일조했다. 마동석은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마동석은 "샌드백에 사람 넣고 복싱하는 장면과 상대파 조폭을 위협하려고 손으로 이빨 뽑는 신을 내가 제안했다"며 "그래야 장동수 등장 시 관객이 긴장감을 느낄 거라고 봤다"고 했다. '범죄도시'에서 괴물형사 마석도가 가리봉동에서 싸움을 하면서 시작되는 첫 장면도 마동석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마석도가 거리에서 싸움을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캐릭터와 거리 소개를 동시에 할 수 있고, 바로 사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제안했는데 내 아이디어를 받아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2000년대 초 단역부터 시작해 조·주연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성공의 비결을 묻자 "차근차근 주어진 일을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1년에 단역으로 15편의 영화를 찍은 적도 있지만 일한 날짜로 따지면 15일에 불과했다"며 "작품 한편씩, 이게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임했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좋아한 일을 꾸준히 해왔다. 복싱과 팔씨름도 그랬는데, 그는 팔씨름을 소재로 한 '챔피언'도 기획·제작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한국영화를 더 많이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마동석은 "새로운 액션 영화도 찍고 싶고, 한국어 영화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에 랭크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미국에서 한국영화도 배급하고 싶은데, 한국을 베이스캠프삼아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마동석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가 언제 개봉할지는 미지수나, 지금 현재 그가 아주 바쁜 것은 사실이다. '범죄도시 2'를 준비 중인 그는 최근 '백두산' 본인 출연 분을 다 찍고 '시동' 촬영에 들어갔다. 세금을 잘 내 지난 3월에는 '제53회 납세자의 날 서울지방국세청장상'도 받았다. 그는 "내라는 데로 잘 내면 된다"며 "당연한 의무지만 상을 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참, 칸에서 무얼 입을지는 정했을까? 그냥 본인 슈트를 입을 예정이란다. "제 양복은 다 스판입니다. 스판 아니면 찢어집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