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학생 추락사' 가해학생 4명은 왜 모두 실형을 받았나
2019.05.14 11:41
수정 : 2019.05.14 14:22기사원문
재판부 “폭행 탓에 사망 인정”…중학생 4명에게 실형
‘자살로 위장…말 맞춘 정황도’…法 “형벌 불가피”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법원이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해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가해 중학생 4명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이날 판결은 아파트 담벼락과 아파트 옥상 난간에서 3m아래 위치해 있던 에어컨 실외기에 찍힌 발자국, 실외기에서 바닥까지 추락 시간 등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이에 사망과 폭행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서 혐의를 줄곧 부인해 온 가해학생들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표극창)는 14일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군(15)에게 장기 7년 단기 4년, B군(14)에게 장기 6년 단기 3년, C군(15)에게 장기 3년 단기 1년6개월, D양(15)에게 장기 4년 단기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이 숨지기 전, 무차별 폭행과 가혹행위를 피하려다가 아파트 옥상 난간에서 3m아래 위치해 있던 에어컨 실외기로 탈출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키 158㎝의 피해자가 시도하기에는 다소 극단적이고도 무모한 탈출 방법이었으나, 피해자에게 달리 방도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숨지기 전, 폭행이 잠시 중단된 상황에서) 가해 학생은 40대가 남은 상태였는데, 움직이면 10대씩 늘어나는 상황이어서 무한 반복이었다. 밤새도록 때릴 수도 있었다. 잠시 중단 된 것일 뿐, 종료된 것은 아니었다"라며 당시 가해학생 중 1명의 수사기관 진술에 비춰 당시 극심한 폭행과 가혹행위가 이뤄졌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 "아파트 옥상 출입문에서 밖까지 통행로가 폭이 5m가량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가해 학생들의 감시를 받고 있던 피해 학생이 극심한 폭행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탈출로가 아파트 옥상 3m 아래 에어컨 실외기 뿐이었다"고도 했다.
실제 아파트 옥상 담벼락에는 숨진 학생이 매달리다가 남겨진 손자국과 실외기에 발자국이 남겨진 점, 실외기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시간이 5초밖에 안되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피해 학생이 아파트 실외기로 탈출을 시도했으나, 발을 잘못 디뎌 아파트 실외기에 발이 닿자마자 곧바로 바닥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숨진 학생이 폭행과 가혹행위가 잠시 중단된 상황에서 성인도 견디지 못할 폭행과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피해학생이 탈출을 시도했고, 숨진 것이라고 최종 판단해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의 사망을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다고 봤다. 그 근거로 가해학생들이 수사기관에 "(숨진 학생이)이렇게 맞을 바에는 뛰어내리겠다"고 말하면서 아파트 난간 위로 올라가 떨어질 듯한 행동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 추락 이후 "자살로 위장하자"고 말을 맞춘 정황 등을 제시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결심공판에서 A군 등에게 법정 최고형인 '장기 10년, 단기 5년'을 구형했다. 이는 상해치사죄로 소년법 적용 대상이 받을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당시 숨진 중학생이 78분간 가해학생들로부터 겪은 무차별적인 폭행과 가혹행위 등 지옥같은 순간을 전하면서 구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가해학생 4명 중 2명은 사망과 폭행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상해치사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