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구 버스 파업 이탈… 서울·경기 출근길은 여전히 불안

      2019.05.14 17:31   수정 : 2019.05.14 18:26기사원문

대구·인천 버스노사가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가운데 버스 파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협상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버스노사는 14일 오후 3시부터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도도 이날 오후 10시부터 막판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버스대란' 사태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사업장의 재정여건과 인력 상황이 열악해 협상 타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로 묶인 서울시가 동반인상에 응하지 않고 있어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대구는 타결, 나머지 지역은

인천시 시내버스 노사는 올해 임금을 8.1% 올리는 데 합의했다. 또 2020년 7.7%, 2021년 4.27% 올려 향후 3년간 현재 수준보다 20% 이상 인상키로 했다. 정년도 현재 61세에서 63세로 2년 연장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인천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은 현재 월평균 338만원으로 올랐다.

이에 앞서 전일 대구 시내버스 노사도 임금을 시급기준으로 4.0% 인상하고, 현재 61세인 정년을 63세로 연장하는 안에 합의하고 파업을 철회했다.

전남 시군 시내버스 노사도 상당수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전날 영암에 이어 이날 오전 담양, 화순, 영광, 함평, 강진, 장성, 구례 등 10곳이 협상을 매듭지었다. 전남 지역 버스노사는 노조 측이 임금인상안을 포기하는 대신 사측이 근무일수 단축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나머지 지역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날 막판 협상에 돌입한 만큼 15일 새벽쯤 협상 타결 여부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서울·경기가 관건…입장차 커

서울시 버스도 이날 막판 조정에 돌입했지만 타결 가능성은 미지수다. 당초 서울은 합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노조가 임금 5.98%와 45시간 근무를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서울은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서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도 47.5시간으로 52시간제 도입에 장애가 없다.

문제는 인천·대구가 임금인상에 성공하면서 서울시 버스노조도 강경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버스운송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버스노조는 45시간(주 5일제) 근무보다는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며 "다른 시도에서 임금인상안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버스노조의 요구대로 급여를 310여만원에서 390만원 수준까지 한번에 올리기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요금을 200원가량 올려야 하는데, 경기도는 환승할인으로 묶인 서울도 같이 올리자는 주장이다.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데 드는 비용을 양 지자체가 나눠 가지는데, 경기도가 올리면 서울도 수익이 늘어나니 같이 올려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인상요인이 없다"며 거절하고 있다. 경기도만 요금을 인상하고, 서울시가 더 가져가는 비용은 나중에 정산에서 돌려주면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과 경기도는 협상 최종결렬 시 버스파업에 따른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교통수단을 마련하는 등 협상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국종합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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