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세번째 5·18기념식…국민들 눈시울 또 붉혔다
2019.05.18 11:45
수정 : 2019.05.18 11:59기사원문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문재인 정부 들어 세 번째 열린 5·18기념식은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물론 이를 TV 생중계로 지켜본 국민들의 눈시울을 또다시 붉히게 했다.
18일 오전 10시부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안하고 너무 부끄럽고, 송구하다"는 말로 광주의 아픔을 치유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라는 말로 기념사를 시작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기념사를 읽어가던 문 대통령은 "광주시민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부분에서는 목이 메는 듯 10여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합니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고 위로했고 행사 참석한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대통령의 진심에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도를 넘어선 5·18 역사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이어지는 현 상황과 관련해서는 '부끄럽다'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80년 5월27일 새벽 전남도청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고 안종필씨의 어머니 등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주며 슬픔을 함께 나눴다.
앞서 열린 두 번의 5·18기념식 역시 잔잔한 감동을 준 무대였다.
2년 전 37주년 기념식에서 광주는 물론 전국을 눈물바다로 만든 명장면은 기념공연 1막 무대에서 보여준 문 대통령의 '포옹'이었다.
'슬픈 생일'을 주제로 한 이 무대는 자신이 태어난 1980년 5월18일에 아버지를 잃은 김소형씨(여)의 사연 소개에 이어 김씨가 직접 '아버지께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무대 모니터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히던 문 대통령은 소형씨가 눈물을 흘리면서 연단을 내려가는 순간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연단으로 다가섰다.
소형씨를 10여초간 꼭 껴안고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문 대통령의 모습은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울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어 13분 동안 이어진 문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는 시민들이 23회의 박수를 보내는 파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5·18 진상규명', '헬기사격과 발포명령자 규명,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을 약속하자 기념식에 참석한 1만여명의 시민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숙연했던 과거 기념식과 달리 박수와 환호가 함께하는 기념식이었다.
지난해 열린 기념식은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신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다시 한번 온 국민을 감동시켰다.
헌화·분향 후 기념사를 읽던 이 총리는 '사랑하는 광주전남 시도민 여러분'이라는 대목에서 감격에 복받친 듯 눈물을 꾹 참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리는 얼마간 말을 잇지 못하다 연설문을 다시 읽어내려가기도 했다.
80년 5·18 당시 행방불명된 창현군(당시 8세)을 38년째 찾고 있는 아버지 이귀복씨의 사연이 영화와 파노라마를 접맥한 시네라마 형식으로 공연되는 순간, 기념식장은 온통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 총리 역시 영상 슬라이드를 통해 창현군의 비석 옆 어릴 적 사진과 함께 아버지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고, 이를 지켜본 유족 등 참석자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지켜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