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OS 막힌 中화웨이 vs 관세폭탄 美아이폰…韓스마트폰 어부지리 누리나

      2019.05.20 16:04   수정 : 2019.05.21 10:26기사원문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G전자의 첫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인 V50씽큐가 오는 31일 미국에 출시된다. LG전자는 5G 스마트폰으로 매출 반등을 꾀하고 있다. 2019.5.8/뉴스1


세계 유일 5G 스마트폰 출시에 갤럭시 폴드까지 대기
갤S10시리즈 인기로 점유율 반등…LG V50으로 도약 준비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양국의 스마트폰 대표주자인 애플과 화웨이에 불똥이 튀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업계가 '어부지리'를 누릴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관세 부과 품목에 중국산 스마트폰을 포함하면서 애플 아이폰이 희생양이 될 상황에 놓이자 이번에는 미 상무부가 중국의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려 구글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기때문이다.

◇"구글, 화웨이와 거래중단…안드로이드 업데이트 안돼"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채널 CNBC는 구글이 최근 화웨이와 오픈 소스 라이선스 제품을 제외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이외에서 화웨이가 출시하는 차세대 스마트폰들이 구글 플레이 스토어, G메일 등 인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탑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화웨이가 생산한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진다.

현재 애플 아이폰의 운영체제 iOS를 제외한 전세계 거의 모든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사용되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면 이용자 불편이 증가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중국 언론 등은 이날 화웨이가 '훙멍'(Hongmeng)이라 불리는 자체 운영체제를 개발해 이미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미 구축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총 2억580만대, 올해 1분기에는 591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다. 모든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점에서 기존 이용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출시될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든, '훙멍'을 탑재하든 이번 리스크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지적된다.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국내에도 소량이지만 화웨이 스마트폰이 팔리고 있다"며 "LTE 버전이라 패치 등이 많이 나오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업데이트가 안 된다면 상당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5% 관세 부과…아이폰 가격 160달러 인상"

애플도 위기다. 지난 13일 미국 무역대표부가 약 3조25000억원(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2차 관세 부과 품목에 스마트폰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의 중국산 스마트폰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999달러인 아이폰Xs는 약 160달러 비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Xs시리즈의 혁신 없는 고가 정책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SA는 애플이 지난해 2억63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했다고 밝혔다. 2017년 2억1580만대와 비교하면 950만대 줄어든 양이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아이폰X와 비교할 때 혁신이 부족했지만 출고가는 대폭 인상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Xs시리즈와 아이폰Xr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기까지 했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안방인 '북미' 시장에서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한 1070만대의 스마트폰을 북미 시장에 출하해 애플과의 점유율 격차를 10.7%포인트(p)로 줄였다. 17.1%p 차이가 났던 2018년 1분기(애플 40.3%, 삼성전자 23.2%)보다 격차가 크게 줄었다.

중국산 스마트폰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비싼 출고가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 만회가 더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5G태동 시기상으로도 '호재'…삼성·LG 기회 제대로 살릴까?

화웨이와 애플의 위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분명 기회다. 특히 차세대 이동통신인 5세대(5G) 통신이 한국과 미국에서 상용화됐고 중국 등에서도 올해 상용화가 예정된 점은 시기적으로도 호재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위협받던 시장 점유율 1위 수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선 갤럭시S10시리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1년만에 시장점유율 1%대를 회복했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신흥시장인 인도에서도 갤럭시S10시리즈의 흥행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약 45%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악재로 득을 볼 수 있는 시장은 유럽이다. 2017년 4분기 유럽에서 14.8%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화웨이가 1년만에 23.6%로 가파르게 성장하던 흐름이 구글과의 거래 중단으로 꺾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유럽에서 삼성전자는 1620만대의 스마트폰을, 화웨이는 13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28.7%~23.6%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6월 갤럭시S10 5G를 유럽 국가에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인폴딩(안으로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도 같은 시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LG전자는 5G로 반등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LG전자는 지난 17일부터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를 통해 예약판매에 돌입한 V50씽큐를 오는 31일 출시한다

우리나라와 5G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경쟁을 벌인 미국은 LG전자에 '기회의 땅'이다. 지난 2013년 3G에서 4G로 전환이 가속하던 때 점유율 반등을 이뤄낸 후 10% 중후반대 점유율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의 2018년 북미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15.9%로 2013년 8.6%의 약 2배다.

이같은 흐름을 볼 때 LG전자에 5G폰은 10여년만에 찾아온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공급계약을 체결한 스프린트와의 시너지가 기대할만 하다. 5G를 발판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는 4위 사업자 스프린트와 판매량 확대를 노리는 LG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스마트폰은 점점 갈라파고스(고립)로 향하고 있는 거 같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극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분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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