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공주우체국 집배원, 상사 사택 개똥까지 치웠다"
2019.05.20 17:24
수정 : 2019.05.20 17:30기사원문
집배원 가족, 국민청원 게시판 통해 주장
충청지방우정청 "부당한 지시 상사 감사 중"
(대전ㆍ충남=뉴스1) 김종서 기자 = 지난 13일 숨진 30대 무기계약직 집배원이 상사의 이삿짐, 사택에 키우는 개똥 청소 등까지 지시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주우체국 상시계약 집배원으로 일하던 A씨(34)의 유가족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집배원의 억울한 죽음'이라는 글을 통해 생전 열악한 근무환경과 부당지시 등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 해당 청원은 20일 현재 1만5975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게시글을 통해 “동생은 매일 2~3시간 연장 근무를 해야 할 만큼 업무량이 많았다. 과중한 업무로 몸이 아프거나 배달을 하며 다치더라도 퇴근이 늦어 병원조차 가지 못했다”며 “상사 이삿짐을 나르거나 사택에 키우는 개똥을 치우는 갑질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정규직 전환을 바라보며 묵묵히 해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동생은 산더미처럼 밀려드는 일을 묵묵히 하다 지난 새벽 차가운 몸으로 변해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며 “집배원의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관행을 없애고 상사의 개인적인 갑질도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청지방우정청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부당지시 전반에 대해 감사 중이다. 특히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청원에 기술된 상사에 대한 감사를 면밀히 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6년 2월부터 상시계약 집배원으로 일하던 A씨는 13일 오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0대 무기 계약직 우체국 집배원인 A씨는 지난해 정규직 집배원 채용에 응시해 고배를 마셨지만,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오는 7월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전날 오후 10시께 귀가해 “피곤해 잠자겠다”고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가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집배노조 관계자는 “A씨는 잠을 자던 중 심정지로 사망하는 과로사의 전형적인 양태라며, 젊은 사람이 사망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면서 “장시간 노동이 비극을 부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