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앱 끼워 팔기' 안하면, 일자리 늘고 기업비용 준다"
2019.05.22 13:58
수정 : 2019.05.22 13:58기사원문
“카카오, 네이버 등 독점적인 플랫폼 사업자가 앱(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에만 전념하고, 앱 사업은 별개의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할 때 경쟁이 촉진되기 때문에 일자리가 증대되고, 플랫폼 및 앱 가격은 감소한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22일 ‘올바른 플랫폼 생태계 조성’ 토론회에서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의 앱 끼워 팔기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했다. 라정주 원장은 “카카오와 네이버는 모바일메신저와 포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통신 3사는 이동통신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앱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라 원장은 독점적인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들의 플랫폼에 앱을 끼워 팔지 않고 따로 판매하면 일자리가 8.9% 증가하고, 앱 가격이 56.8%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점적 플랫폼이 끼워 파는 앱을 플랫폼과 별개로 개별 판매하면, 끼워 팔 때보다 총실질소비, 총실질생산, 총노동수요(일자리), 총투자가 각각 4.4%(43조원), 3.9%(60조원), 8.9%(1.8백만명), 6.5%(26조원) 증가한다"며 "독점적 플랫폼의 1기업(앱을 끼워 파는 기업)의 상품 가격, 독점적 플랫폼 2기업(앱을 끼워 팔지 않는 기업)의 상품 가격, 앱 가격은 각각 20.5%, 10.8%, 56.8%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라 원장은 카카오 카풀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그는 "최근에 큰 이슈가 된 ‘카카오 카풀’은 부족한 택시 공급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카카오 카풀은 ‘카카오톡’이라는 독점적 플랫폼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앱 사업으로 독점력이 플랫폼에서 앱 사업으로 전이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석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 네이버 등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앱 사업에 진출하면 장기적으로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에만 집중하고, 앱 사업에는 진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추가 앱 사업에 진출할 수 없도록 법으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라 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의한 공유경제가 확산되면서 플랫폼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플랫폼과 앱 사업에 대한 통계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플랫폼과 앱 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통계자료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정원석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카카오 대리운전, 카카오 헤어샵 등과 같이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생활밀접업종에 점점 진입하고 있고, 네이버 등 플랫폼 광고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제언했다.
백광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 규제의 목적은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사업자 간 공정 경쟁을 훼손하여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시장 지배자의 행위에 대한 단순한 규제로 독점력 파급을 막는다는 발상에서 벗어나 후발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사회적 효율성을 제고하는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활용하여 앱을 끼워 파는 행위를 하면, 다른 앱 경쟁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내어 결국 혁신을 저해 한다”고 제언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신(新)분야에서 나타날 플랫폼 사업자들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해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들의 성장을 위해서 규제와 촉진 정책을 병행해야한다”고 촉구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