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사건, 상피제 늘었지만...학종 갈등 키워

      2019.05.24 16:09   수정 : 2019.05.24 16:23기사원문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이후 교사가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사례가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줄어들었다. 학교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비율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숙명여고 사건 이후 현행 대학입시에서 정·수시 비율에 대한 갈등도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피제·CCTV 설치비율 늘었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상자녀와 같은 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는 이달 기준으로 489명으로 지난해 11월 939명에서 48% 줄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10곳이 인사 관리 규정을 정비해 상피제를 명문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6곳은 상반기 안에 규정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다. 다만 전북은 김승환 교육감이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 정책으로 판단해 명문화하지 않기로 했다.

교육현장에서는 상피제의 장점으로 △불필요한 의심 방지△의도치 않은 영향 배제△실질적인 공정성 확보 등을 꼽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입에서 수시 비중은 매년 상승해왔으며, 이 중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중은 올해 86.2%에 달한다. 대입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같은학교에 부모와 자녀가 재학·재직하는 것은 정서적 반감 및 불필요한 의심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상피제를 전체로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이나 읍·면 단위의 경우 지역에 고등학교가 한 곳뿐이라 교사와 자녀를 분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장애 학생의 경우에도 부모가 교사라면 같은 학교에서 돌보는 게 더 바람직한 면이 있는 등 상피제를 강제하기 어려운 특수 사례가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학교 평가관리실에 CCTV가 설치된 비율도 늘었다. 숙명여고 사건 전 70%대에 그쳤던 CCTV 설치비율은 지난해 12월 교육부의 권고 이후 95.5%까지 늘어났다.

■정·수시 비율 놓고 갈등 확대
숙명여고에서 시험지를 유출한 해당 교무부장 A씨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정시와 수시로 나뉜 현행 대입제도에 대한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정시확대를 요구하는 시민·학부모단체에서는 수시전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현 대입제도가 문제라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대입 정시와 달리 수시에서는 학생 선발 시 내신성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내신시험은 각 학교 자체서 문제를 출제하고 시험 관리·감독을 하므로 빈틈없이 엄격히 관리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며 "범죄자 양산하는 수시 학종을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해 아전인수식 주장이 확산되면 안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학생부 위주의 수시전형을 흔들기 보다는 깨끗한 교직윤리를 실천하는 교육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교총 관계자는 "고교 교육 정상화를 취지로 도입·확대된 학생부 전형이 내신 성적 비위, 조작으로 얼룩져서는 입시제도로서 현장에 안착될 수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내신, 학생부 관리를 통해 공교육과 교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교육당국은 성적 비리 재발 방지와 내신 및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한층 강화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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