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경찰서 유치장서 폭동 발생..수감자 29명 사망
2019.05.25 18:46
수정 : 2019.05.25 18:46기사원문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있는 베네수엘라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이날 발생한 폭동으로 수감자 29명이 사망했다고 AP·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소자 인권단체인 베네수엘라 프리즌 옵서버토리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약 350㎞ 떨어진 서부 포르투게사주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폭동이 발생했다.
양측의 충돌은 무장한 일부 수감자가 면회객을 인질로 붙잡고,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은 집단탈옥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다고 설명했지만, 인권단체는 경찰의 진압을 수감자 집단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인권단체 '자유의 창’의 카를로스 니에토는 "이날 아침 당국이 경찰특공대를 보낸 이후 충돌이 있었다. 당시 무기를 가지고 있던 수감자들이 경찰을 향해 발포했고 수류탄도 터뜨렸다"고 설명했다. 수감자들은 경찰이 자신들을 학대했다며 음식물 지급과 이감을 요구했다고 니에토는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포화상태인 교도소 상황과 만성적인 사법 절차 지연 탓에 경찰서 유치장에서 몇달 동안 피의자를 구금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폭동이 난 경찰서 유치장의 정원은 250명이지만 540명이 수감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전역에 교도소 30곳에는 재소자 5만7000여명이 수감되어 있다.
베네수엘라 프리즌 옵서버토리는 지난 2017년 이후 3차례의 교도소 폭동으로 130명 이상의 수감자가 사망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정부가 중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카라보보주 발렌시아에 있는 경찰서 유치장에서는 폭동과 방화로 수감자 6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폭동 와중에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 또 지난 2017년에는 아마소나스 주의 한 교정시설에서 유혈 충돌로 최소 39명이 죽었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폭동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