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에 널뛰는 희토류株
2019.05.26 17:12
수정 : 2019.05.26 17:12기사원문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서 희토류를 무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시에서는 관련 테마주를 찾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무역분쟁 여파에 코스피가 2050선을 내주고, 코스닥지수도 700선이 붕괴되면서 희토류 관련주가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증권업계는 미중 갈등이 길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희토류가 장기 테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니온머티리얼은 이달 들어 주가가 45.74% 올랐다. 유니온머티리얼은 희토류의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해 희토류 테마주로 분류된다. 유니온머티리얼의 모회사인 유니온은 같은 기간 69.31%나 급등했다.
쌍방울은 러시아연방 부랴트공화국과 희토류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12.61% 올랐고, 희토류 대체제가 될 희귀금속을 생산하는 혜인은 4.37% 상승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희토류 산업시설을 참관한 것을 계기로 주가가 급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선 시 주석의 참관이 미국에 희토류 수출 중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한다. 희토류 수출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이 관련주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지난해 말 기준 17만t으로, 이 가운데 71%에 해당하는 12만t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미국이 연간 수입하는 희토류 11만t 가운데 80%가 중국산이다. 희토류는 미국의 산업기술의 핵심 원재료인 데다 미 국방 시스템 장비에서도 중요한 원재료로 쓰인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 주석이 희토류 공장에서 '대장정의 시작'이라며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시장은 하반기 중국의 희토류 생산쿼터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희토류 가격은 올해 들어 30%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토류 관련주 방향을 가를 변수는 미국의 대응이다. 최근 미국은 희토류 광구 개발을 재개하고, 호주 광산업체와 협력해 희토류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공급처를 다변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 희토류 패권 다툼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생산 통제로 희토류 가격이 무조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희토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대응으로 전체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