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로 '효심' 꺼버린 20대 여성 디자이너
2019.05.28 12:01
수정 : 2019.05.28 14:00기사원문
피해자 의식 오락가락…홀어머니 모시던 아들
성동구 마장지하차도 앞 차도서 범행 뒤 도주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택시를 잡으려던 30대 남성을 차로 치고 달아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검거 당시에도 면허취소 수치의 만취상태로 확인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심모씨(29)를 붙잡아 7일 검찰에 구속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심씨는 지난 2일 오전 1시40분 성동구 마장동 마장지하차도와 연결된 지하철 5호선 마장역 방향 차도에서 택시를 잡기위해 서 있던 김모씨(30)를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현장 유류품과 목격자 진술, 성동구 폐쇄회로(CC)TV를 총괄하는 U-성동 통합관제센터 근무자와 함께 탐문을 벌여 사고 5시간 만에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심씨는 처음에는 "길가에 서있는 물건을 받은 것 같다"고 변명했으나 부서진 차량의 범퍼와 안개등을 증거를 내밀자 "사고 뒤 달아났다"고 실토했다. 심씨는 동대문에서 12년간 디자이너로 일해왔고, 사건 당일 저녁 신당동에서 동료들과 맥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검거당시에도 심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37%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위드마크를 바탕으로 사고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0.167%로 계산해 검찰에 송치했다. 위드마크(Widmark)는 음주운전 뒤 시간경과를 계산해 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계산하는 기법이다.
사고 20여일이 지난 28일 현재까지 김씨는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오른쪽 허벅지가 괴사하는 한편 안면골절, 뇌출혈 등 복합적인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부상 정도가 심해 뇌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환자 개인정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왕십리역에 있는 샐러드바 형식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근무하면서 50대 홀어머니를 부양해 사실상 가장 노릇을 해왔다.
성동서 관계자는 "뺑소니는 양심을 버리는 중대한 범죄로, 음주운전과 뺑소니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는 무관용 원칙으로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