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 이성재, 눈빛만으로도 소름 돋는 화면 장악력

      2019.05.29 09:29   수정 : 2019.05.29 09:29기사원문

'어비스' 이성재가 변화무쌍한 눈빛 연기로 안방극장을 완벽하게 집어삼켰다.

지난 27~28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어비스' 7, 8회에서는 교도소 안에서도 폭주를 멈추지 않는 연쇄살인마 오영철(이성재 분)의 사악한 민낯이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서지욱(권수현 분) 검사의 아버지이자 공범 관계, 장희진(한소희 분)의 계부라는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지며 아직 끝나지 않은 그의 악행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어비스 구슬을 소유한 뒤로 더욱 의기양양해진 오영철(이성재 분)은 12건의 끔찍한 범행들을 영웅담처럼 진술하는가 하면, 구슬의 용도를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같은 교도소 재소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불도저 같은 행동을 이어갔다. 기어이 영혼소생구슬 어비스의 원리를 모두 깨달은 영철은 자신을 '신'이라 칭하며 섬뜩하게 웃었다.


이날 하얗게 센 머리, 기미와 주름이 뒤덮인 괴이한 얼굴을 한 채, 다채로운 감정 기복을 표현하는 이성재의 미(美)친 존재감이 극의 흐름을 좌우했다. 인자한 미소를 짓다가도 순식간에 차갑게 돌변하는, 넋이 나간 듯한 냉소적인 눈빛과 표정이 때때로 소름을 유발하며 심장 떨리는 긴장감을 형성한 것. 극한의 상황과 맞물려 물 흐르듯 펼쳐지는 이성재의 위압감 넘치는 열연은 등장마다 무서운 몰입도를 선사했다.


이처럼 이성재는 자기중심적이고 교묘한 언변으로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며, 연속적인 살인에서 쾌감을 얻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오영철 역에 완벽히 빙의한 모습으로 매주 안방극장을 공포로 물들이고 있다.

더욱이 천재 외과의사에서 60대 노인으로 부활한 연쇄살인마라는 기존에 없던 색다른 악역이라는 점, 기상천외한 판타지 설정이 가미된 역할인 만큼 이성재의 남다른 연기 투혼이 더해져 '어비스'의 스릴러적 재미와 긴장감이 배가되고 있다.


이성재는 2시간이 넘는 노인 분장을 비롯해 말투나 걸음걸이 등의 디테일한 변화로 시간을 뛰어넘은 캐릭터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소화함은 물론,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이중적인 면모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연기 내공으로 역할을 십분 살리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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