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워도 간다" 서울 주요 아파트 '재건축 재시동'
2019.05.30 11:12
수정 : 2019.05.30 11:12기사원문
최근 건설사들이 지자체 인허가, 고분양가 논란 등의 문제로 분양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주요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준비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의 잇단 규제강화로 인해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지만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 역시 3기 신도시 대책이 서울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없다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재건축 시동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발족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달 들어 전체동 151개 게시판에 소유주들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참여를 권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재건축 준비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이 단지는 1988년 12월 입주한 449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1989년 1월 입주한 5540가구 규모의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는 지난달 정밀안전진단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정밀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도 단지별로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를 창립하거나 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목동6단지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는 지난 25일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위한 소유주 총회를 개최했다. '스타 조합장'으로 알려진 한형기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을 초빙해 강연도 들었다.
같은 날 목동11단지 재건축추진 준비위원회도 재건축 설명회를 갖고 정밀안전진단 진행 상황 및 사업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달에는 목동4단지가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열었고 목동9단지 역시 재건축준비위원회 재건축설명회 및 창립총회를 가졌다.
1986년 입주한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는 최근 마포구청과 정밀안전진단 비용에 합의했으며 다음달 초 관련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공급부족 여전→재건축 상황 변화 기대
정부의 재건축 규제강화에도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다시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언제까지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최근 신규 아파트 분양일정의 잦은 연기와 이에 따른 사업 지체로 인한 신규 공급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 핵심 지역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때문에 최근 전문가들도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신규 주택공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다시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상황이 바뀔 경우에 맞춰 미리 재건축 사업에 대비하겠다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실제 올림픽훼밀리타운아파트 소유자 모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재건축추진위원회 결성 이유에 대해 "인근에 있는 은마, 잠실주공5단지는 계속되는 정부의 반려에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고 목동신시가지 아파트(1단지~14단지)도 하나로 뭉쳐 재건축을 위해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뒷짐만 지고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아파트의 가치제고와 앞으로 있을 재건축을 위해 재건축추진위원회 결성을 목표로 준비를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도심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지난 28일 개최한 '문재인 정부 주택정책 2년의 성과와 과제'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 발제자로 나선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은 "현 정부가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신도시 개발 정책을 써왔는데 지금도 계속 유효한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재건축·재개발과 용적률 완화 문제가 금기시되는 측면이 있는데 도시 내 주택 공급이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