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사람만나고 싶어..김경수만큼 보석조건 완화해 달라"
2019.05.30 17:08
수정 : 2019.05.30 17:08기사원문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조건을 완화시켜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법원에 보석조건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보석조건 변경허가 신청서에서 김 지사의 보석 사례를 콕 집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심리를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17일 ‘경남 창원시 주거지 변동 시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하고 법원 소환 시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석방 후 경남도청에 출근해 정상적인 도정 활동이 가능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김경수 지사의 경우 피고인에 비해 매우 완화된 보석조건이 지정됐음을 알 수 있다”며 “본인의 재판과 상피고인들(드루킹 등 공범)의 재판에서 증거조사가 아직 많이 남은 김 지사는 재판 관계자만 제외하고 폭넓게 접견과 통신이 허용되는데 반해, 증거조사가 거의 종료돼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전혀 없는 피고인의 경우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외에 일체의 접견과 통신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보석조건 차이점의 이유가 무엇이고 그 법리적 근거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며 “보석조건의 변경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변경을 요청한 보석조건은 현재 접견·통신이 금지된 배우자, 직계혈족과 그의 배우자, 변호인을 제외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만남이나 연락이 필요할 경우 매주 1일 5인 이내의 범위에서 법원의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석방 시 보석조건을 지정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판단되는 증거인멸 우려 정도에 상응하는 수준의 제한만이 가능하다”며 “이번 소송에서 피고인이 접견 및 통신 가능한 증인에 대한 신문은 모두 종료됐고, 남은 증인은 피고인이 접촉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인 김백준·김석한 등이어서 객관적으로 증거인멸의 우려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구속 수감된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 행위를 석방된 상태에서 할 수 없다면 그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에 해당할 것”이라며 “구치소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친척들과 지인들이, 한 번 찾아 뵙고 싶다고 하고 간절히 만나고 싶다고 하는데, 증거인멸 우려가 객관적으로 없어진 현재까지도 굳이 이것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심리를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그의 보석 신청에 대해 △보증금 10억원 납입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 △피고인 배우자와 직계혈족, 혈족배우자, 변호인 이외의 접견 및 통신 제한(이메일, SNS 포함) △매주 화요일 오후 2시까지 지난주의 시간활동내역 보고 등의 조건을 달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전날 이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쟁점별 변론과 최종 변론이 끝나면 증거조사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보석조건 중 '외출 제한'은 변경할 수 없더라도 '접견 제한' 부분은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검찰이 검토해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