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어른 바로잡기보다 아이들 바르게 가르치고 싶어 경찰 꿈꾸다 교사 됐죠"
2019.05.30 18:44
수정 : 2019.05.30 18:44기사원문
"교사가 성직이냐, 전문직이냐를 논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아이들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은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
■소박한 꿈에서 시작한 교사
문성환 교사가 어릴 적 목표로 했던 직업은 경찰이었다. 어린 시절의 문 교사는 세상이 평화로우면 좋겠다는 작은 꿈을 갖고 있었다. 이 같은 꿈으로 인해 그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꿈꿨다. 이를 위해 태권도를 시작해 사범자격증도 획득했고, 학교 성적도 우수해 경찰대 입학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고3 때 경찰에서 교사로 꿈을 바꿨다.
문 교사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 잘못된 어른을 바로잡기보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하면 평화로운 세상이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었다"며 "결국 교사라는 직업에 구체적으로 생각하면서 교대를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교사는 초등학교 부임 3년차인 2002년 체덕지(體德智) 중심의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지덕체 교육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에는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공부만 잘하면 학교에서 인정을 해주던 현상도 많았다.
문 교사는 이 같은 교육방식이 잘못됐고, 지식보다는 학생들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지(智)가 아닌 체(體)를 앞에 내세우면서도 학생들이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실천 중이다. 이 중 문 교사가 이끌고 있는 '티볼' 운동부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가르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티볼은 야구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고안해 발전시킨 스포츠다.
문 교사의 티볼 교육은 대회 우승이 목표가 아니다. 나름의 조 편성을 통해 한 명도 낙오되는 아이 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활지도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처음에는 등산, 티볼, 축구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집안 사정 때문에 산행을 함께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며 "안전하면서도 팀 활동이 가능한 티볼을 중점적으로 시작했고, 이제는 티볼 대회에서 국제대회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편견을 없애는 인성교육
이와 함께 문 교사는 제자들과 함께 장애인 특수학교인 정진학교에서 체험활동 및 봉사활동을 12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 반 학생 1명과 정진학교 학생 1명을 짝꿍으로 맺어주는 방식이다. 그는 "서울교대 학생 시절 안국동에 소재한 정문학교라는 특수학교에 관찰학습을 가면서 장애아동을 돌보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지울 수 있는 교육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 교사의 영향으로 실제 장애인 특수학교에 근무 중이거나 관련 대학에 입학한 제자들도 나왔다.
문 교사는 "정진학교 체험활동을 가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무서워하지만 다녀온 이후에는 인식이 바뀐다"며 "정진학교 학생들이 저희 학교에 올 때는 친구가 돼서 서로를 돌봐주는 사이가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문 교사는 높임말 사용, 인사 바르게 하기 등의 교실 내 예절교육과 독서록 쓰기, 1인1책 만들기 등 특색 있는 학급 및 학년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이 같은 문 교사의 열정은 학부모, 주변 교사들의 칭찬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8년 교육부 장관상인 '올해의 스승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교사는 여전히 겸손하다. 그가 오직 바라보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것뿐이다.
문 교사는 "저희 반 이름을 꿈샘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꿈이 샘솟는 교실'과 '꿈을 심어주는 선생님'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지금의 학급이 꿈샘 20기인데 평교사로서 30기까지 이끌며 아이들을 건강하게 가르치는 것이 제 교사로서의 목표"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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