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팔색조’ 서식…제주 비자림로 다시 중단 위기
2019.05.30 20:31
수정 : 2019.05.31 10:11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환경청이 삼나무숲 훼손 논란을 빚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장 사업에 대해 공사를 중단하고 실태를 조사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30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멸종위기종인 팔색조와 애기뿔소똥구리가 발견됐다는 시민 모임의 신고에 따라 현장조사를 벌여 사실로 확인됐다며 지난 29일 제주도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이행 조치명령 요청' 공문을 보내 비자림로 공사를 중단하고 환경보전 대책을 수립해 다음달 28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 환경보호대책 필요…확장사업 논란 계속
전면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5일 비자림로 3구간에서 멸종 위기종인 팔색조 소리를 듣고 제주도 환경정책과에 확인을 요청한 결과, 실제로 현장에 팔색조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천연기념물 204호인 팔색조는 전 세계적으로 1만마리, 국내에는 500마리도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이다.
지난 29일에는 비자림로 2구간과 3구간 사이 구역에서 멸종 위기종인 애기뿔쇠똥구리가 발견됐다. 아울러 천연기념물 323-8호인 황조롱이를 비롯해 환경영향평가 당시 나타나지 않았던 흰뺨검둥오리·파랑새·호랑지빠귀·흰눈썹황금새 등의 소리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통해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업타당성과 필요성을 상실했다"며 공사를 중단하고 도민 공론을 모아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자림로(대천~송당, 지방도 1112호선) 확장공사는 제주시 대천교차로부터 금백조로 입구까지 2.9㎞ 구간을 현재 왕복 2차선인 도로를 왕복 4차선으로 확장하는 공사다. 삼나무 숲 훼손 논란으로 지난해 8월 공사가 중단된 후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 방침 보완 설계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3월20일 재개됐다. 제주도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지적한 사안에 대해 용역 업체를 통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지만 이미 벌채가 진행된 곳은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