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논문에 대학원생 제자 동원' 성대 교수 구속기소
2019.05.31 09:53
수정 : 2019.05.31 10:48기사원문
과제·논문 대필시켜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합격
학부생 공모전에 대학원생 동원해 800만원 타내기도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자녀 입시와 논문 준비에 제자인 대학원생들을 동원한 혐의를 받는 성균관대 교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유철)는 지난 29일 성균관대 약학대학 이모 교수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딸 A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16년 대학생 딸 A씨 연구과제를 위해 자신의 대학원생 제자 10여명에게 동물실험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제자들에게 딸 논문을 대필시켜 딸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지수)급 저널에 논문을 실을 수 있게 했다. A씨는 이 경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대학원생들이 2017년 7~9월 3개월간 동물실험을 하는 동안 A씨는 연구실을 두세 차례 방문해 참관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B씨는 연구보고서에 이름을 올렸고 각종 학회에 이를 제출해 상을 탔다.
특히 이 교수는 동물실험이 애초 계획과 다르게 나오자 결괏값을 조작해 논문에 싣도록 대학원생에게 지시한 점이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교수와 A씨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에 자격이 없는 대학원생들을 동원해 연구비 800만원을 타냈다고 보고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A씨는 고등학생일 때도 이 교수의 연구실 대학원생들이 만들어준 학술대회 논문 발표자료로 '우수 청소년학자상'을 수상해 2014년 서울 소재 사립대학에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검찰 조사과정에서 파악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 '성균관대 교수 갑질 및 자녀 입학 비리 관련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학에 이 교수 파면(중징계)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