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유조선 사이로 유람선 '아슬아슬'… 안전성 논란 확산
2019.06.04 17:33
수정 : 2019.06.04 17:33기사원문
【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의 고래탐사 여행선이 대형 유조선 등이 입출항 하는 울산항 일대에서 공단의 야경 감상과 맥주 파티 등이 포함된 관광 크루즈선 영업에 나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발생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처럼 대형 선박과의 충돌 가능성으로 한 차례 허가가 반려된 바 있지만 고래축제를 앞두고 조건부 운영허가를 받아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 유조선 사이로 유람선 운항
울산고래문화특구와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4일 오후 2시 울산항 일대를 유람하며 석유화학공단과 주변 경관을 조망하는 크루즈선 운항에 나섰다.
기존 고래바다여행선을 이용한 이 크루즈선 운항은 울산시 남구 장생포항을 출발해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부근을 돌아오는 1시간 30분가량의 관광 상품이다. 이날도 사전 예약한 50명 등 수십 명의 관광객이 탑승했다.
이 크루즈선은 울산석유화학공단 및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 야간운항에도 나설 예정이었지만 사전예약자가 최소 운항조건인 50명을 넘기지 못해 취소됐다.
하지만 앞으로 6~8월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후 2시, 오후 7시(화,수,목) 두 차례 운항하고, 토요일에는 '비어(맥주)크루즈'라는 상품명으로 관광객 150명을 모집해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까지 야간코스를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해경, 안전문제로 한 차례 허가 반려
그런데 이 연안코스 크루즈선 운항은 지난 3월 울산항 안전문제로 허가신청이 한 차례 반려된 바 있어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해경은 당시 유람용 크루즈선의 투어 코스가 지정된 항로를 준수하지 않는데다, 대형 선박의 입출항이 잦은 울산항의 1항로를 가로지른다며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울산항만공사도 대형 화물선이 대기하는 정박지 안에 유람선의 코스가 포함돼 있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울산 남구의 지속된 협조요청에 해경은 울산지방해양수산청과 울산해상교통관제센터(VTS), 울산항만공사 등의 의견을 물어 지난 5월 조건부 운항을 허가했다. 울산 항내 평균속도인 10~11노트(차량속도 20~22km) 이상 운항할 것과 각종 안전운항규칙 준수 등을 운항 조건으로 내걸었다.
해경 관계자는 "대형 선박의 원활한 입출항을 위해 울산항은 항내 속도제한이 없다"며 "유람을 목적으로 저속 운항할 경우 대형 선박의 입출항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다뉴브강 선박사고 재현 우려
실제 울산항은 지난해 원유석유제품, 화학제품, 컨테이너, 원자재, 자동차 등을 싣고 입출항한 대형 선박이 2만1000여 척에 달했다. 이 가운데 고래바다여행선보다 10배 이상 큰 5000t급 이상 대형 선박은 7300척이 넘었다. 5000t급 이하 중에서도 고래바다여행선보다 작은 선박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게 항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울산남구시설공단이 운영하는 고래바다여행선은 지난 2013년 도입된 550t급 선박으로 최대 320명이 승선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사고가 일어날 경우 헝가리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정해진 항로를 따라 운항하기 때문에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