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도입, '워라밸' 리테일 업종 증가
2019.06.05 16:28
수정 : 2019.06.05 16:28기사원문
52시간 근무제의 시행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세대가 근로 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르며 ‘워라밸’이 가장 중요한 사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글로벌 부동산 정보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국세청이 발표하는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업종의 상위 10개 가운데 5개가 취미·여가생활 관련 업종으로 나타났다.
전체 증가업종 중 1위를 차지한 스포츠시설 운영업(실내체육시설)과 2위를 차지한 펜션·게스트하우스업은 각각 연평균 31.7%와 23.0%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취미나 여가와 관련한 커피음료점(18.9%), 실내 스크린골프장(12.6%), 헬스장(10.8%)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진원창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서치팀장은 “내년부터 전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 시행이 예정돼 있어 ‘워라밸’은 더이상 트렌드가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워라밸 관련 취미, 여가, 자기계발 관련 리테일 업종들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며 관련 리테일업종의 사업자수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혼인구 수는 약 340만명으로 2005년 210만명에 비해 130% 증가했다. 1인 가구수의 경우 약 29%로, 전체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 구조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 및 서비스를 집중 개발해 판매하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의 시대가 부상하고 있다. 1인가구가 중심이 된 ‘혼밥’, ‘간편식’, ‘반려동물’ 등과 같은 키워드가 소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00대 생활업종 중 ‘애완용품점’이 2015년부터 연평균 19.1% 증가했고 전체 증가업종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편의점(9.4%), 동물병원(3.6%)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예식장(7.5%↓)과 결혼상담소(4.4%↓)등 미혼율이 증가하며 감소하는 업종들도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예측치에 따르면 2045년 미혼인구수는 약 5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1인가구 또한 전체가구의 약 36%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콘텐츠를 지닌 리테일 업종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로 자리 잡은 인스타그램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돼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장소나 컨텐츠를 찾아다니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이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진 팀장은 “SNS를 활용해 자신의 라이프를 공유하고 소비하는 밀레니얼세대가 리테일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인스타그램이 그들의 특성을 타겟으로 하는 하나의 주요한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리테일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F&B 리테일 매장은 ‘브랜드파워’, ‘인테리어’, ‘플레이팅’ 등 인스타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가지고 있어 인스타그래머블에 적합한 장소 중 하나다.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수의 변화를 보면, ‘커피·디저트’, ‘해외음식(동남아·남미 등)’ 업종수가 4년간 연평균 각각 18.9%와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보유하고 있는 ‘블루보틀’, 이국적인 메뉴, 인테리어와 골목상권의 분위기까지 더해 인스타 핫플로 등극한 ‘살라댕방콕’ 등은 대표적인 인스타그래머블 F&B 리테일 매장이다.
한편 IT기술의 발달로 이커머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온라인으로 대체가능한 품목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감소세가 나타나고있다. 100대 생활업종 사업자수 통계를 보면 온라인 판매 확대로 ‘통신판매업종’이 연평균 13.1% 증가한 반면 식료품 업종(4.7%↓)과 공산품 판매 업종(신발 4.6%↓, 옷가게 1.3%↓)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료품과 의복의 온라인쇼핑 거래액(2018년 12월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5.2%와 19.5% 상승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