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돼지열병 '최고' 수준 방역 지시했는데..현장에선 몰라" 농림부 질타

      2019.06.05 20:14   수정 : 2019.06.05 21:20기사원문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경기도 북부지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방역 현장을 방문해 "(사흘전에) 최고 수준의 방역태세를 지시했는데 (경기도는) 아직도 '심각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를 제대로 전파하지 않은 주무부처 농림축산식품부를 질타했다.

이날 이 총리는 접경지역 가축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 양주시 북부동물위생시험소를 찾아 방역 현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월요일(3일) 아침에 '최고' 수준의 ASF 방역태세로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게 여기까지 전파되지 않았다. 그건 잘못이다.
아직도 이렇다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점검을 안했구나 생각할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지금 상황은) 심각에 준하는 게 아니다. 이미 심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 0.001%라도 빈틈이 생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총리의 지시가 (이 곳까지) 전달이 안된 것 같다. 다시 전달하겠다. 정말 최고 단계로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총리는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면서 ASF의 실태, 방역 대책 등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총리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통보를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이게 현실과 맞지 않다. ASF 발생건수가 베트남이 2752건인데, 중국이 134건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다. (발병 사실과 건수 등이) 뭔가 투명하지 않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단정할 수 없지만, (OIE 통보를) 그대로 믿었다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북한 자강도에만 멧돼지가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볼 수 없다. 이미 개성까지는 왔다고 봐야 한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가별 담당 공무원의 주 1회 현장 점검 방침도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 총리는 "1주일에 한번 (특별관리지역) 양돈농가에 들러서 막아질 수 있는 상황인가. 담당 공무원의 주 1회 현장 점검도 안된다. 더 촘촘하게 해달라"며 현장 점검 횟수를 늘릴 것을 주문했다.

차량 소독 방역의 경우, 차량 뒷면과 하부까지 소독이 제대로 되는지 등을 꼼꼼하게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이 곳(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 차량이 들어올 때 소독을 하는데, 앞차 소독하는 것을 보니 차량 뒷면은 소독을 하지 않고 있다. 차를 더 앞으로 빼서 소독을 하든지, 살포하는 것을 다방면으로 바꿔보든지 점검해라"고 말했다.

ASF를 전염시키는 멧돼지를 최대한 포획할 것도 주문했다. 이 총리는 "멧돼지는 자연 회복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파동이 지나가나면 금방 회복될 것이다. 최소한도가 남더라도 최대한 잡자 그런 얘기다. 개체수를 고려치 말고 (포획을) 허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가 처리시설을 갖추고 잔반(남은 음식물)을 주는 양돈농가(전국 173호)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리는 "양돈농가는 잔반을 80도 이상 온도에서 30분 가열해야 하는데, 실제로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장담할 수 없다. 가축이기 때문이 가벼이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못하면 몇년간 돼지를 못 키울 수 있는 사태가 올 수 있다. 7월에 법령(남은 음식물을 돼지에게 직접 주는 것을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개정되기 전까지 계도를 충실히 해달라"고 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ASF 방역에서 '축협'을 적극 활용할 것도 주문했다. 이 총리는 "한돈협회가 돼지전염병에 대해선 훨씬 전문적으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돈협회 회원들은 자기 양돈장 방어를 우선할 것이다. 그 쪽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축협이 동원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축협 중에서도 돼지가 아닌 소나 다른 가축을 키우는 분들이 같이 협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날 경기 북부동물위생시험소에 이어 접경지역인 파주시 임진강 유역의 거점소독시설을 찾아 방역 현장을 점검했다.
이 곳에 파주지역 대형 양돈농장주도 만나 방역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