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넘어 찾아온 당뇨병… 췌장암 의심해봐야

      2019.06.06 17:15   수정 : 2019.06.06 17:15기사원문

암 치료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5년 생존률이 높아지지 않는 암이 있다. 바로 췌장암이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10% 내외다.

췌장암을 진단받은 사람 중 10~20%만 수술이 가능하고 이 중 10~20%만 완치되기 때문이다.

동석호 대한췌장담도학회 회장(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은 6일 "췌장암은 우리 몸 가운데 뒤쪽에 위치해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간 담당, 비장 등에 둘러싸여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며 "따라서 평소 명치가 아프거나 급격한 체중감소, 황달 등 3대 증상이 있다면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 조기 진단 쉽지 않아

췌장은 약 15cm 가량 되는데 하루에 1.5L의 소화효소액을 만들어낸다. 이 효소액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해 흡수시키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췌장의 크기가 줄어들면 소화효소액 분비가 줄어들면서 소화가 잘 안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지방의 소화를 돕는 리파아제가 췌장에서만 만들어지므로 기름진 음식의 소화가 더 잘 안된다.

따라서 췌장암에 걸리면 소화효소액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소화가 안되고 입맛이 떨어져 급속히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실제 2~3달 만에 10% 가량 줄어들게 된다. 또 명치나 배가 이유없이 아픈데 내시경에도 이상이 없는 경우에도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또 황달 증상으로 얼굴과 눈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이 빨갛게 변하기도 한다.

■갑자기 생긴 당뇨병도 의심해야

당뇨병도 췌장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전체 췌장암 환자 가운데 약 50%가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았으며 췌장암이 있는 당뇨병 환자 중 50% 이상이 10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이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췌장암에 의한 이차적인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병을 일으킨다고 보기도 한다. 췌장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50세 이후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하면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30~40대에 발병하는데 췌장암으로 인해 늦은 나이에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췌장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당뇨 유발인자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에는 가족력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해 체중이 2~3kg 이상 갑자기 줄어든 증상도 나타난다.

■고위험자, 복부 CT 검사해야

따라서 췌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70세 이상, 장기 흡연자, 만성췌장염 병력이 있는 췌장암 고위험군은 1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복부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췌장암 발병 원인 중 3분의 1 정도는 흡연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금연하는 것이 좋다. 복부초음파로 췌장암을 진단하는 경우도 있지만 췌장은 가끔 소장의 가스에 방해를 받아 충분한 평가가 힘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 진단에 사용되는 복부 CT는 호흡을 멈추는 아주 짧은 시간에 내부 장기를 더욱 세밀하고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췌장 부위 진단에 정확도가 높고 짧은 시간 동안 조영제의 투여 속도와 촬영 시간을 조정함으로써 더욱 선명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수술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췌장암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면 수술을 통해 40%는 치료가 가능하다. 췌장암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대부분 1기 환자나 2기 환자로, 전체 췌장암 환자 중 각각 1%, 27.3% 정도에 해당된다.
수술 후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등을 보조적으로 시행한다. 간으로의 전이를 막기 위해 항암제 온도를 높여 암세포를 전멸시키는 관류요법을 실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약 70%에 해당되는 3기와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항암치료를 실시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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