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4개월만에 대화 시작...文 "미리 알았다"
2019.06.12 20:08
수정 : 2019.06.12 20:08기사원문
■트럼프 "아름다운 친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매우 개인적이고,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진 친서였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서의 내용과 전달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친서는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약 4개월 만에 전달된 것이다.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개최된 '오슬로 포럼'에서 "남·북과 북·미는 회담이 열리지 않을 때에도 정상 간 친서를 교환하고 있다"며 이번 친서도 사전에 알았으며, 미국으로부터 대체적인 내용도 전달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개최한 1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시점에 친서를 보낸 것도 의미가 있다. 이는 미국과 만났던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또 그 기조를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는 메시지도 된다. 박정진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간 대화가 무르익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친서가 계기가 될 수는 있다"며 "이를 계기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고위급회담, 특사 파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여정, 판문점서 조의·조화 전달
북한은 또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판문점 통일각에서 우리 측에 조의와 조화를 전달했다. 김 부부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희호 여사가 그간 민족 간 화합과 협력을 위해서 애쓰신 뜻을 받들어 남북 간 협력을 계속해 나가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김여정 부부장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가 조문단을 꾸려 방북한 바 있다. 이에 북측 조문단이 방남할 수 있다는 예상이 많았다. 북측이 남북 관계는 지금처럼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의지표명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조문단을 파견해도 현재 대통령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만나기 어렵고, 우리를 더 압박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보내 우리나라에서 형성될 수 있는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