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와 왜 술을?" 남친 집단폭행 당하자 여성이 부른 사람
2019.06.16 14:36
수정 : 2019.06.16 14:39기사원문
경찰, 공동상해·공동폭행 혐의 구속영장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은 20대 남성 일행을 집단 폭행한 조직폭력원과 추종세력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공동상해와 공동폭행 혐의로 A씨(25)와 폭력조직원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14일 오전 5시쯤 광주 서구 한 술집에서 여성 2명과 술을 마시다 여성 한 명의 남자친구 B씨(23)와 시비가 붙었다.
술집에서 여자친구를 발견한 B씨가 "왜 남의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느냐"고 A씨에게 따졌고 A씨는 "내가 네 여자친구인지 알았냐"며 맞받아치며 말다툼이 시작됐다.
시비가 커지자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 등 3명을 불렀다. 근처에 있던 충장OB파 조직원 C씨(25)가 먼저 도착했다.
A씨와 C씨는 오전 5시30분쯤 술집 앞에서 B씨를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B씨는 조폭이 휘두른 주먹을 맞고 기절했다. B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현장에서 남자친구가 폭행당하는 걸 본 B씨의 여자친구도 깜짝 놀라 도와줄 사람을 불렀다. B씨의 지인인 국제PJ파 조직원 D씨(23)였다.
D씨는 과거 충장OB파 조직원이었으나 조직을 탈퇴해 국제PJ파 조직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D씨는 패싸움이 일어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왔다. 사소한 술자리 시비에 광주 양대 조폭 조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자칫 패싸움으로 번질뻔한 사건은 일방적인 폭행으로 끝났다. 뒤이어 현장에 추가로 도착한 A씨의 지원군 조폭 E씨(25)와 F씨(25)가 D씨를 알아보고 또 다른 집단 폭행이 시작된 것이다.
E씨는 "조직도 배신하고 이 일대를 돌아다니냐"며 D씨를 CCTV와 인적이 드문 인근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무차별 폭행했다. E씨는 과거 D씨가 충장OB파에 몸담았을 당시 선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대 CCTV 분석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지난 14일 A씨와 C씨를 공동상해 혐의로, E씨와 F씨를 공동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집단 폭행의 발단이었던 A씨는 지난달 20일 광주 서구 한 술집 앞에서 지나가는 커플을 구타해 남자친구의 광대뼈를 함몰시키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A씨 등 2명은 조폭은 아니고 조폭 추종세력이다. 사소한 시비에서 세를 과시하려다 집단폭행으로 번졌다"며 "경찰차원에서 폭력조직 문제는 엄하게 다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