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조원진 '신공화당' 추진…당명 보면 '족보'가 보인다

      2019.06.19 08:00   수정 : 2019.06.19 09:31기사원문
홍문종(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홍 의원은 조 대표와 함께 친박 신당인 '신 공화당'을 만들 예정이다. © News1 오대일 기자


지난 2015년 12월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홍보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명개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새누리라는 이름에는 국민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겠다는 간절한 염원, 우리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민주공화당'과 유사…홍문종 "朴 계승 의도 부인 않겠다"
보수정당 계열 '자유' 애용…진보정당 계열은 '민주' 강조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홍문종 의원(4선·경기 의정부시을)이 자유한국당을 공식 탈당하고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대되면서 대한애국당은 '신공화당'으로 간판을 바꿔달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명 개정과 신당 창당, 통합과 분열이 반복돼 온 우리나라 정치 역사에서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정당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반복돼 왔다.

이 같은 복잡다단한 당명의 역사에서도 당명에는 특정 정당·진영의 뿌리,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가 곧잘 드러나는 것도 사실이다.

'친박(親박근혜)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과 조원진 의원(3선·대구 달서구병)이 공동대표로 당 재개편 작업을 주도하는 만큼, 가칭 신공화당은 강경 보수노선을 표방하는 일종의 '친박 신당'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는 친박계의 구심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3년 창당한 '민주공화당'과 유사한 이름이다.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을 지냈던 박 전 대통령은 처음 출마한 대선을 10개월쯤 앞둔 그해 2월 민주공화당을 창당했다.

이는 현대 정치·사회체제의 양대 이념인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실현을 강조한 당명으로 해석되는데, 박 전 대통령 사후에도 그를 지지하는 인사·세력들이 그의 업적과 이념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공화당을 '재창당'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신공화당이라는 당명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홍문종 의원 또한 지난 17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신공화당이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치의 암흑기이자 생사를 건 전쟁터였던 박정희 군사독재 시기를 전후로 보수와 진보 양대 세력은 각각 '자유'와 '민주'를 당명에 애용했다.

보수정당 계열을 살펴보면, 보수정당 계열의 시초로 지목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창당을 이끈 자유당, 지난 1990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가 이끌던 통일민주당 등의 이른바 '3당합당'으로 탄생한 민주자유당,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개명한 현재의 자유한국당 등에 공통적으로 '자유'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지난 1995년 민주자유당에서 분리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창당한 자유민주연합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2007년 주도적으로 창당한 자유선진당에도 '자유'가 쓰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반면 현재 더불어민주당 계열은 '민주'라는 단어를 일관되게 강조해서 쓰는 경향이 있다.

현재 민주당의 정체성이 확립된 뿌리 정당으로는 1991년 민자당의 3당 합당에 반대하며 창당된 '민주당'이 꼽힌다. 이 정당은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신민주연합당(신민당)과 이기택 대표·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진한 이른바 '꼬마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만들어졌다.

지난 1995년 9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자 민주당 계열은 국민회의와 '통합민주당'으로 양분됐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이 선출된 지난 2002년 대선정국에선 다시 통합과정을 거쳐 '새천년민주당'으로 이름을 바꿔 선거를 치른다.

이후 노 전 대통령 탄핵과 총선 정국이었던 지난 2004년에 열린우리당 창당과 분열 등을 거치며 민주당 계열 정당들은 난립을 거듭하다 2007년 대선 패배를 거친 후 통합민주당으로 재편된다.

그러나 이후에도 수많은 신당 창당, 분열 과정을 거친뒤 지난 2011년 차기 대선 1년 전 민주통합당 창당이 이뤄졌고, 지난 2014년 안철수 당시 대표가 창당한 새정치연합과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새정치민주연합', 지난 2014년 총선 직전 다시 국민의당 세력과의분당 이후 현재 당명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지게 된다. '민주'라는 대세가 흐르는 당명 변천사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각 세력의 상징이자 구심점이 되는 인물들이 창당한 정당의 이름은 오히려 본류(本流)와 궤를 달리해 왔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 개인과 집단의 '쇄신', 기성세력과의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으로 풀이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계복귀와 함께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나 노무현 정부 시절 창당된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민주'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나,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유' 등 보수 핵심가치, 국명인 '한국' 등이 포함되지 않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정한 것이 대표적 예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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