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직장동료 폭행·방치·살해한 30대, 2심도 징역 18년

      2019.06.20 11:49   수정 : 2019.06.20 13:47기사원문
부산법원종합청사 현판.© News1

(부산ㆍ경남=뉴스1) 박채오 기자 = '집을 나가라'는 말에 격분해 함께 살던 직장동료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30대가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34)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직장동료인 B씨(34)의 집에서 지난해 4월17일부터 함께 거주하게 됐다.

A씨는 평소 B씨로부터 괄시를 당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19일 오전 2시쯤 직장회식 중 있었던 일로 말다툼을 하다 "집을 나가라"는 B씨의 말에 격분, 주먹과 프라이팬으로 목, 가슴, 얼굴 등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폭력은 20여분간 이어졌고, B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이나 소방 등에 신고도 하지 않고 어떠한 구조활동을 하지 않은 채 약 1시간가량 B씨를 그대로 방치했다. 심지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B씨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B씨의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친구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 중이던 B씨는 결국 광범위한 출혈과 목 부위 등 다발성 골절로 숨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피해자를 살해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미안함이나 동정심이 결여된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제압된 이후에도 공격을 이어나간 점, 쓰러진 피해자를 방치한 점 등을 볼 때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주먹과 프라이팬으로 피해자를 가격한 횟수와 정도, 범행 수법 등을 볼 때 죄질이 나쁘다"며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항소기각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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