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장기 특성 모사한 조직칩, 개인 맞춤 의료 앞당긴다"

      2019.06.20 18:54   수정 : 2019.06.20 18:54기사원문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 맞춤 의료다. 환자의 종양을 잘라내 세포 배양을 하고 거기에 여러 약물을 넣어보면 어떤 약물이 가장 치료가 잘 되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의 서로 다른 특성에 맞춰 약물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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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휴 캘리포니아대학교 생화학분자생물학 학장이 20일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11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밝힌 조직칩 활용의 궁극적 방향이다. 조직칩은 간·신장 등 장기에서 추출한 세포와 조직을 배양하는 방법으로, 인체 장기의 기능과 특성을 모사한 칩이다.


■"조직칩, 빠르게 검증으로 비용 낮춰"

'조직칩 적용을 위한 기능적 혈관망에 관한 조직 공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한 휴 학장은 혈관화된 미세 종양, 혈관화된 미세 장기, 칩에 있는 혈액·뇌 장벽 등의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대장 종양에 대한 연구를 예로 들며 "대장암 환자의 종양 조직을 잘라낸 후 장치에 넣으면 종양 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며 "이 디바이스에 약물을 투여하면 어떤 약물이 환자의 종양 치료에 효과적인지 알 수 있어 환자별·종양별 특성에 맞춰서 약물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휴 학장은 무어의 법칙과 이룸의 법칙을 설명하며 조직칩의 효율성을 설명했다. '인터넷 경제의 3원칙' 중 하나인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이고 이룸의 법칙은 무어의 법칙과 반대되는 바이오테크 특유의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휴 학장은 "신약개발에는 무어의 법칙보다는 이룸의 법칙이 적용된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6~7년이 소요되고 25억달러(약 3조원) 정도가 든다"면서 "연구한 수천만개의 화합물 가운데 독성 등을 테스트하면 5~10개의 화합물을 골라낼 수 있고 최종단계에서 하나의 약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하는 것은 이 비용을 낮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실패를 하려면 빨리 실패해야 비용이 줄어든다. 3단계 임상에서 실패하면 수십억달러가 들지만 전 임상단계에서 실패하면 수백만달러만 든다. 조직칩과 3차원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가 비용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3차원 적용해 동물 임상보다 정확"

휴 학장은 3차원 스크리닝(검사)을 통해 동물임상보다 더 인간에 맞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3차원에서 산다. 특히 세포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포들이 조직으로 만들어져 있다"며 "하나의 세포타입만 볼 수 있는 2차원 분석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것들이 3차원 검사에서는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휴 학장은 이어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조직이 필요하다"며 "쥐는 간과 심장의 조직이나 수명 등이 인간과 달라 적합한 모델로 볼 수 없다. 쥐는 18개월 살지만 인간은 100년을 산다. 인간의 심장은 1분에 70번 박동하지만 쥐는 300번 박동한다. 흥분하면 더 차이난다"고 말했다.

휴 학장은 또 "혈관이 있는 조직이 가장 좋은 조직"이라며 "세포, 나노입자 등을 통해서 혈관을 통과해서 조직까지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3차원 조직을 통해 인간과 유사한 혈관 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혈관화 된 미세 장기와 종양, 혈액·뇌 장벽 등을 연구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혈관화 된 (세포) 조직은 종양을 포함한 혈관·조직 간 상호 작용을 연구가능하게 하고, BBB 모델은 많은 생체 내 구조, 유전자를 발현하고 기능케 한다"며 "(조직칩 등 대체 임상은) 결장, 뇌, 췌장, 골수, 심장 및 생체를 포함해 여러 조직과 질병을 모델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홍석근 박소연 구자윤 한영준 송주용 기자 강현수 김대현 김묘섭 김서원 박광환 이용안 윤은별 전민경 인턴기자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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