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발목잡힌 고교 무상교육
2019.06.23 17:49
수정 : 2019.06.23 17:49기사원문
23일 정의당 여영국 의원실로 제출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각 시도교육청은 각자 예산을 통해 고교 무상교육 예산 마련을 위해 추경예산을 편성 또는 편성할 예정이다. 6월 10일 기준 6곳(광주, 울산, 경기, 충남, 전북, 제주)는 추경을 확정했고, 10곳(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세종, 충북, 전남, 경북, 경남)은 이달 중 추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강원도는 7월 추경을 예정하고 있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2학기에 2520억8400만원으로 고3 학생의 무상교육이 시작된다.
고교 무상교육의 지원 항목은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이다. 이는 고교 무상교육에 앞서 이미 지급되고 있는 초·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의 무상교육 지원 분야와 같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일반고 학생들은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으로 분기별 평균 약 40만원, 연간 약 158만원을 부담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이 전면 실시되면 이와 같은 비용을 가정에서 따로 부담할 필요가 없게 된다.
문제는 내년 1학기다. 고등학교 2~3학년으로 대상이 확대되는 내년부터는 교육청 예산외에 중앙정부 예산인 증액교부금이 투입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근거인 초중등교육법과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행 교부금법에는 증액교부금 제도가 없어 중앙정부의 예산 편성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고교 무상교육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현재 15건이 국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며, '증액교부금' 내용이 들어가 있는 안은 민주당 서영교 의원안과 정의당 여영국 의원안 등 2건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국회 파행으로 연내 법 개정을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 2학기 시작한 후 내년부터 잠정 중단의 위기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