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수퍼마켓 "민생 법안 외면한 국회.. 차라리 죽여라"

      2019.06.24 12:58   수정 : 2019.06.24 12:58기사원문


"국회는 동네에서 어렵게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의 목을 국회가 조르고 있다. 최근 국회는 대형 유통사들의 꼼수 출점을 돕고 있는 꼴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임원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국회에 외친 절규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 전국의 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들과 동네 수퍼 점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연합회 관계자들은 "2년 넘게 공들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파행으로 1년 넘게 처리되고 있지 못하다"며 "국회가 ‘놀고 있는’ 이때를 틈타 대형유통사는 꼴수 출점 등으로 골목상권 침탈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대형유통사의 출점 저지를 위해 단체 행동과 장외 투쟁도 불사할 것을 다짐했다. 업계에서는 대형유통점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에 제3자 기관 작성을 도입하고,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의 의무휴업일제 확대 실시, 입지규제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요구해 왔다.

임원배 회장은 “신세계 이마트, 현대, 롯데 등 대기업 등은 2년만 버티면 된다는 식의 생각으로 대기업이 마땅히 가져야 할 기업의 양심과 도덕성을 휴지처럼 팽개치고 국정 과제를 비웃듯 전방위적으로 골목상권의 침탈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국회에서 제때 통과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복합 아울렛, 창고형 할인매장 출점과 노브랜드의 가맹형 꼼수 출점, 이마트24의 편의점 출점 등을 돕고 있다”며 경고했다. 이어 "생계를 앞서는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며 "지방에서는 농협의 하나로마트까지 가세해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차선열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정책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자영업자를 발벗고 돕겠다며 국회의원 선거 때 ‘한 표’를 부탁했던 국회의원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며 "자영업자를 돕는 것은 고사하고 상정된 개정안만이라도 처리해 줘야 슈퍼라도 해서 먹고 살 것 아니냐"며 국회의원들에게 분통을 터트렸다.

연합회는 향후 전국의 슈퍼 점주에게 지역구 의원실 항의 방문과 지역별 항의 휴업 등 물리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복합쇼핑몰(아울렛) 출점 현황’을 살펴 보면, 지난 2013년 롯데 아울렛 서울역점의 개점을 필두로 롯데에서 5개 지역, 신세계가 1곳 출점했으며, 2014년도에 6곳(롯데) 2015년도 5곳(롯데 2, 현대 3), 2016년도 4곳(신세계 3, 롯데 1), 2017년도 10곳(롯데 3, 신세계 6, 현대 1) 출점했다. 2013년 이후 매해 5~6개씩 출점하던 복합쇼핑몰 출점은 2016년 4곳으로 잠시 주춤하나 싶더니 2017년에 2배가 넘는 10곳으로 출점이 증가한 것이다.


특히, 복합쇼핑몰과 아울렛의 의무휴업일제 등의 도입이 개정안에 포함되자 롯데나 신세계, 현대 등은 쇼핑몰 안의 점포나 매장을 임대형식으로 전환하면서 유통기업이 아닌 부동산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등 꼼수 출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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