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바우처 혜택 늘려야" "난임지원 턱없이 부족"

      2019.06.26 17:54   수정 : 2019.06.26 17:54기사원문
"저는 첫째 아이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들이 첫째 아이를 편하게 잘 키워야 둘째, 셋째까지 낳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길 테니까요."(임신 6개월 차 김민선씨)

오거돈 부산시장이 26일 오전 부산 좌동 해운대구보건소에서 열린 '경청 투어'에서 임신·육아 중인 엄마들을 만났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오 시장은 "이제 아이는 엄마, 아빠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시와 나라가 다 같이 키우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시 정책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거의 공짜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정책이 엄마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되자 금세 분위기는 반전됐다.
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엄마들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임신 6개월 차인 한 주부는 "임신을 하고 나서 제일 불편했던 점은 대중교통이다. '핑크 라이트'(임산부 표식)를 달고 다니지만 효과가 없다. 이럴 바엔 차라리 임산부 전용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둔 한 맞벌이 엄마는 "이걸 말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는 순간 엄마는 철저히 '을'이 된다. 육아도우미의 근무태도가 엄마의 근무태도로 이어진다. 도우미가 10분을 늦으면 엄마는 20분 늦어진다. 그런데도 엄마들이 오히려 사정해야 된다. 엄마들이 육아도우미를 평가하는 제도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월 쌍둥이 딸을 둔 엄마는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국민행복카드(임신출산 바우처)를 16주 만에 다 써버렸다. 출산율도 두 배로 이바지하는 만큼 바우처 지원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최근 넷째 아이를 가졌다는 한 엄마는 "맞벌이 부부는 소득기준을 초과하면서 의료공백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영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8년 만에 아이를 가졌다.
제가 아는 분은 4~5년을 준비하면서 수천만원의 빚을 진 분도 계시다.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엄마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오 시장은 "시에서 운영하는 제도가 이것저것 많기는 한데, 그게 막상 쓰려고 하면 여러 가지 제한이 많아서 쓸 게 없다 이런 느낌"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정책들은 확 줄이고, 엄마들이 피부에 와닿도록 활용도가 높은 정책들은 대거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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