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효유 시장 개척’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 별세

      2019.06.26 18:35   수정 : 2019.06.26 18:35기사원문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한국야쿠르트는 윤 회장이 이날 오전 7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1927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5월 서울 청계천 7가에 한국야쿠르트의 전신인 삼호유업을 창업했다. 윤 회장은 이로부터 6개월 후 한국야쿠르트유업을 설립해 50년간 이끌었다.

윤 회장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유산균 시장에 유산균 발효유를 대표 건강음료로 성장시킨 발효유 산업의 선구자다. 1971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마셔봤다는 국민 간식 '야쿠르트'를 국내 처음으로 생산해 판매했다.

1960년대 말 윤 회장은 우리나라 축산의 미래가 우유 가공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건강사회건설'이라는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유산균 발효유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발효유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나머지 판매가 쉽지 않았다.

이에 윤 회장은 판매방식도 당시로는 획기적인 방문 판매를 선택했다. 여성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야쿠르트 아줌마' 제도를 도입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홍보로 발효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또 마트나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신선한 야쿠르트를 배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유통 역사에 미친 영향도 크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이후 국내 최고의 판매 조직으로 성장했다. 지난 3월 7일, 한국야쿠르트 창립 50주년을 맞아 야쿠르트 아줌마의 정식 명칭이 '프레시 매니저'로 변경됐다.

1976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중앙연구소는 설립 후 20년 만에 독자적인 자체 유산균을 개발해 유산균 국산화 시대를 열었으며, 현재까지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유산균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윤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보였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업이 많았다. 평소 "우리가 십시일반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때 이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질 것"이라며 양로원과 보육원 등 소외된 곳을 찾아 봉사했다. 창업 초기인 1975년 전 임직원이 참여하도록 한 사회봉사단 '사랑의 손길펴기회'를 결성했다.

윤 회장은 장학재단을 설립하며 인재육성에도 힘을 쏟았다. 2010년 12월에는 사재를 출연해 저소득층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우덕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윤 회장은 나눔을 실천한 노력을 인정받아 1988년 국민훈장 모란장, 2002년 보건대상 공로상, 2008년 한국경영인협회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등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8일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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