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투자 시장, 美-中 합의에 단기적으로는 '순풍'
2019.06.30 15:19
수정 : 2019.06.30 15:19기사원문
미국과 중국 정상이 지난해 말에 이어 다시 한 번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면서 국제 투자시장에도 순풍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이 주식 등 위험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장기 전망은 양측의 실질적인 무역합의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일본 오사카에서 6월 29일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이후 멈춰있던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상대에 대한 추가 보복관세를 중단하기로 했다.
■美 증시, 무역전쟁에도 역대급 호황
지난해 말 무역전쟁과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곤두박질쳤던 미 증시는 올해 상반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월 28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전일 대비 73.38포인트(0.23%) 오른 2만6599.96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84포인트(0.58%) 오른 2941.76에 마감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49포인트(0.48%) 상승한 8006.24에 거래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다우 지수는 6월 한달간 7.2% 올랐으며 이는 1938년 이후 8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S&P500 또한 6.9% 올라 1955년 이후 6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S&P500 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7.4% 뛰어 1997년 상반기 이후 2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무역전쟁과 금리인상 불안 심리가 한창이던 지난해 4·4분기에 14% 하락했으나 올해 1·4분기에 미·중이 협상에 나서고 연준이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13% 가까이 뛰었다. 증시는 미·중 합의가 눈앞에 있었던 2·4분기에 급상승했으며 다우와 S&P500에 포함된 종목의 약 60% 이상이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러한 상승세는 지난 5월 미·중간의 무역합의 결렬로 꺾이는가 싶었지만 그에 따라 연준이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다시 동력을 얻었다.
■단기적으로 전망 밝지만 속단 일러
국제 투자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이 6월 29일에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일단 시장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OCBC은행의 바수 메농 선임 투자전략가는 휴전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호재"라면서 "그러나 양측이 궁극적으로 장기 합의에 도달할 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전쟁 휴전으로 연준이 금리 인하를 늦출 지 여부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농은 "비록 미·중 정상의 회담 결과로 안도감에 따른 상승세가 나오겠지만 향후 시장은 미·중 관계의 긴장과 연준의 정책, 세계적인 경제성장 수준에 따라 변덕스러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국 RBC 그룹 산하 증권사인 넷웨스트마켓의 만수르 모히 우딘 선임 거시 전략가는 이번 휴전으로 주식과 상품, 신흥시장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대신 달러나 엔, 스위스 프랑같은 안전자산들의 시세가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그는 비록 무역갈등이 누그러졌다고는 하나 연준이 금리 인하 계획을 크게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지난 5월에도 무역협상이 타결 직전에서 뒤집어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다국적 시장조사업체 액시오마의 올리비에 다시에 아·태지역 응용 연구 대표는 휴전을 했지만 협상 재개 일정이나 협상 종료 시한, 기존의 보복관세 철회 계획같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악재는 아니지만 불안을 떨쳐내지도 못했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