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 약물치료 남용 초래할 것"

      2019.07.04 18:35   수정 : 2019.07.05 15:12기사원문
'게임장애'는 사회, 행동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국내 도입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신성만 한국중독심리학회 회장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만장일치로 게임 질병코드 작업을 진행한 위원들 중 2명만 임상심리사고 나머지는 다 의사다.

심지어 한분은 돌아가셨다"라며 "학계에서 어떤 결정을 할 때 절대 만장일치가 나올 수 없다. 100%가 나온 결과 자체가 다른 요인들이 들어갔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들 중 어느 하나도 학문적인 합의 단계에 가지 못했다는 게 통설"이라며 "급하게 진단명을 붙인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병인과 병리를 모두 모를 때 증후군이라고 하고 그중에 하나를 알 때 장애라고 한다. 병인과 병리 둘다의 근거가 모두 충분할 때 질병이 될 수 있는데 게임의 경우 증후군, 장애의 단계를 넘어 질병으로 등재된 것은 순서가 틀려도 너무 틀리고 앞서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섣불리 약을 썼다가 청소년들의 건강을 오히려 해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특히 국내 의료법상 진단명이 부여되는 순간 의사가 아닌 다른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개입을 할 수 없어 문제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있는 청소년상담 센터 등 지역사회 심리 서비스를 게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청소년들이 받을 수 없게된다.

신 회장은 "국내 중증정신장애인은 42만명이고 정신과 전문의수는 3584명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장애 청소년들이 진료받는 시간은 고작 3분 면담을 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아이들도 약을 처방받는 상황이 생긴다.
경쟁이 심각한 이 지역에서만 나타난 디스트레스 감소 행동 모델인데 진단명으로 넣기 이전에 사회문화적으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안우영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약을 먹을 때 뿐 아니라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은 신경학적 변화를 유발하는데 이같이 뇌의 신경학적 변화가 있을 때마다 무조건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심리치료도 신경학적 변화를 유발한다"라며 "게임장애 치료는 약물 치료보다는 사회심리적 접근이 가급적이면 먼저 우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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