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하위 10%가 상위10%만큼 벌려면…'300년 일해야'

      2019.07.07 10:36   수정 : 2019.07.07 12:54기사원문
/사진=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가장 가난한 10%가 가장 부유한 10%의 연봉만큼 벌려면 3세기(300년) 이상을 일해야 한다"

로저 고미스 국제노동기구(ILO) 통계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일(현지시간) 발간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ILO는 이날 전 세계 189개국에서 수집한 노동자들의 임금과 소득 정보를 바탕으로 근로소득 분배 상황을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10명 가운데 1명이 전 세계 총소득의 48.9%를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1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가져가는 몫은 6.4%에 불과했다.

이 5명 중에서도 2명은 전 세계 총소득에서 단 1%의 금액만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숫자는 6억5000만명에 달한다.

먼저 전 세계적으로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국민 소득의 비율은 2004년 53.7%에서 2017년 51.4%로 떨어졌다. 잘 버는 근로자들은 더 많이 벌게 됐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은 감소했다.

국가 간 평균 임금 분포를 살펴보면 2004년과 2017년 사이에 중산층(소득 중간범위 60%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분배되는 소득이 44.8%에서 43%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상위 20%의 고소득자의 수입이 국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3%에서 53.5%로 증가했다.

고소득자의 소득 비중이 1%포인트(p) 이상 늘어난 나라는 독일·인도네시아·이탈리아·파키스탄·영국·미국 등이다.

스티븐 캡소스 ILO 데이터생산분석 책임자는 "이 자료는 상대적으로 잘 버는 이들의 소득 증가가 중산층과 저소득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것을 보여준다"면서 "반면 중하위 소득 계층의 수입이 늘어나면, 이 소득으로 인한 이익이 널리 퍼져 상위 소득자를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유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난한 나라들의 임금 불평등 수준은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 비해 높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소득이 하위 50%에 해당하는 노동자이 국가 근로소득의 3.3%만을 가져갔다.
이는 같은 비율의 노동자들이 국가 근로소득의 22.9%를 버는 유럽연합(EU)의 사례와 대조된다.

로저 고미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노동력의 대다수가 놀랄 만큼 낮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 노동자 가운데 하위 50%의 평균 급여는 월 198달러(23만2000원)일 뿐이다.
가장 가난한 10%가 가장 부유한 10%의 연 소득만큼 벌려면 3세기 이상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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