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 대출 확대 '딜레마'

      2019.07.08 17:33   수정 : 2019.07.08 17:33기사원문
올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옥석 가리기'가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늘고 전반적으로 재무상태가 취약해지면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비금융 상장기업 중 매출액이 1000억원 미만인 '중소규모 기업' 689개사의 올해 1·4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 150% 이상의 과대부채 기업 수가 91개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8개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들 91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53%에서 225%로 상승했다. 전체 689개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도 56.6%로 전년동기 52.1%에서 매분기 상승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3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은 0.26%로 낮다. 또 중소규모 기업의 실적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수익성 개선 추세가 이어질 지를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최근 대내외 경제전망을 보면 개선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 악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64%로 전월말(0.59%)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말보다 0.06%포인트 오른 0.62%를 기록했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이 늘어나는 가운데 금융회사는 대출 건전성을 검토하되, 수익성이 양호한 우량기업과 성장성이 높은 업황 개선 기업에 대해선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도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198조2337억원에서 198조8040억원으로 570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5월에 2조5278억원 늘고, 4월에 9970억원 늘어나는 등 매달 1~2조원대 증가세를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이 포화가 된 상황"이라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건전성이 양호한 기업들을 찾아 이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하반기 실적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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