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가 특별한 이유, 스스로 증명하다… 1이닝 무실점 피칭

      2019.07.10 17:09   수정 : 2019.07.10 17:09기사원문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류현진이 10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에서 벌어진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서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첫 타자 조지 스프링거(휴스턴)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처리했다.



단 1이닝이었지만 류현진이 올 시즌 호투하는 이유가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류현진은 전반기 주자가 없는 상황서 2할3푼4리(265타수 62안타)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다.
이날 아메리칸리그 선발로 나선 저스틴 벌랜더(0.168)에 비하면 꽤 높다.

그러나 다음 수치를 비교하면 류현진(평균자책점 1.73)이 왜 벌랜더(2.98)에 비해 짠물 피칭을 하고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실점 위기(주자 2루 혹은 3루)서 피안타율 1할1푼(73타수 8안타)의 철옹성으로 돌변한다.

저스틴 벌랜더는 1할5푼5리.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사이 영상 경쟁자인 맥스 슈워즈(워싱턴)도 시즌 평균과 실점 위기 피안타율(0.215-0.192)에서 류현진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때 우주 최고의 투수로 불린 류현진의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마찬가지. 시즌 평균(0.238)보다 오히려 실점 위기(0.246) 피안타율이 더 높다. 한마디로 꼬집어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약다. 주자가 없으면 슬슬 던져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일단 주자가 나가면 전력 피칭으로 파워를 끌어 올린다. 주자 없을 때(0.234)와 주자 있을 때(0.197) 류현진은 다르다.

실점 위기(0.110)서는 더욱 달라진다. 2사 후 실점 위기(0.030)서는 말 그대로 극강의 모드로 돌변한다. 이러한 통계는 10일 올스타전서도 고스란히 재현됐다.

주자 없을 때 스프링거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2번 DJ 르메이휴(뉴욕 양키스)는 체인지업으로 땅볼 처리했다. 주자는 2루까지 진루. 실점 위기였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간판타자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류현진에게 통산 10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지만 트라웃을 두려워하지 않을 투수는 없다. 10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28개) 타점 1위(67타점)를 달리고 있는 타자다. 득점 기회서 타율은 2할8푼1리.

그러나 타점머신도 류현진의 커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커터를 건드려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0에서 류현진의 시즌 피안타율(0.417)은 상당히 높다. 트라웃이 아니라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가 타석에 들어섰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천적 아레나도는 올스타전서만큼은 류현진과 같은 편이다. 2사 3루. 류현진의 피안타율(0.030)이 거의 0에 가깝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올 시즌 33번의 위기서 단 1개의 안타만을 내줬다. 마음이 놓였다. 아니나 다를까. 4번 타자 카를로스 산타나(클리블랜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류현진(0.234)은 벌랜더(0.168)나 슈워저(0.215)보다 더 자주 안타를 허용한다.
하지만 실점 위기서는 두 투수보다 월등 강해진다. 2사후 실점 위기서는 동방불패다.
역시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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