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품 안 산다" 불매운동에…'아사히·삿포로·기린' 맥주 매출↓
2019.07.11 15:34
수정 : 2019.07.11 15:39기사원문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한·일 관계 악화에 '수입 맥주 1등'을 놓치지 않던 일본 맥주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열흘 새 20% 가까이 판매가 줄며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데상트'도 매출 성장이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지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거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1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시작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수입 맥주 판매는 전주 대비 0.9% 늘었지만, 일본 맥주는 18.6% 줄었다.
대신 국산 맥주 판매가 3.5% 증가하며 전체 맥주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전체 맥주 판매 성장률은 1.4%다.
GS25 편의점도 상황이 비슷하긴 마찬가지다. 전체 맥주 판매가 1.5% 증가했지만, 일본 맥주는 19.4% 감소했다. 빈자리는 국산 맥주가 6.9% 늘며 채웠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에서는 전체 맥주 판매가 7.1%나 급감했다. 특히 일본 맥주 판매는 14% 줄며 매출 하락을 견인했다.
이마트24 편의점에서는 하락률이 더 크게 나타났다.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일본 맥주 브랜드는 전주보다 판매가 28.3% 감소했다. 대신 국산 맥주가 5.8% 늘며 전체 판매량을 5.6% 끌어올렸다.
판매 감소로 수입 맥주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아사히' 맥주는 '칭따오' 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삿포로'나 '기린' 맥주 역시 순위가 떨어진 것으로 편의점 업계는 추정했다.
그동안 '승승장구'하던 일본 맥주가 외면당하는 것은 한·일 관계 악화 영향이 크다. 일본이 소재 장비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해당 제품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주변을 의식해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도 늘었다.
심지어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일본 제품을 사지 않는 운동을 넘어 판매중단을 시작한다"며 일본 제품 불매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실제 일부 마트에서는 맥주를 비롯한 일본 제품을 진열대에서 빼고, 일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 보복 초반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지만,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맥주 매출이 급감했다"며 "한일 갈등이 길어지면 판매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매출이 타격을 입은 곳은 일본 맥주 브랜드뿐만이 아니다. 유니클로와 데상트 등 일본 패션 브랜드도 매출이 꺾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업계에서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유니클로와 데상트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거나,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예측했다. 판매 매장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서는 한·일 갈등이 길어질수록 일본 브랜드의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감정적 대응이 이어지면 매출 감소 등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양국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