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비밀병기 ‘비격진천뢰’를 만나다
2019.07.13 06:59
수정 : 2019.07.13 06:59기사원문
비격진천뢰는 무쇠로 만든 탄환 속에 화약과 쇳조각(빙철)을 넣고 폭발시간 조절장치(타이머)를 장착한 조선 중기 최첨단 무기다.
임진왜란과 함께 등장한 비격진천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명나라와 일본도 미처 알지 못했던 조선의 독창적인 무기로 일명 ‘비밀병기’ 또는 ‘귀신폭탄’ 등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비격진천뢰는 현재 서울 창경궁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제860호를 비롯, 전국에 5점만이 전해지고 있으나, 지난해 전북 고창군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군기고로 추정되는 곳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진주박물관은 지난 1월 호남문화재연구원과 업무협정을 체결하고 고창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 및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비밀병기 비격진천뢰의 전 제작 과정을 상세히 밝혀내고 이를 계기로 국내 남아있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완구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특별전은 먼저 전시실 입구를 3D프린트 기술로 복원한 대형 비격진천뢰에 영상을 입혀 조선 비밀병기를 신비로운 상징물로 연출하는 등 영상과 실물 전시로 나눠 구성했다.
먼저 1부 영상에서는 ‘귀신폭탄-비격진천뢰’라는 주제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16m 대형스크린과 바닥에 프로젝션 영상과 반응형 센서를 접목시킨 최신 몰입형 영상(인터렉티브 맵핑)으로 임진왜란 전투 장면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2부는 △문헌 속 비격진천뢰 △비격진천뢰와 완구 △현대 과학이 밝혀낸 조선의 첨단 무기 등 3개의 주제로 실물이 전시된다.
문헌 속 비격진천뢰는 징비록과 향병일기, 정한위략 등 문헌 속에 등장하는 비격진천뢰를 소개하면서 임진왜란 당시 관군과 의병이 비격진천뢰를 사용한 전사를 생생히 전한다.
특히 조선 침략을 미화하는 일본의 시각에서 쓰인 정한위략에서도 비격진천뢰는 놀랍고 신기한 무기로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비격진천뢰와 완구’에서는 국내 현존하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완구(碗口)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보물 제860호로 지정된 창경궁 비격진천뢰를 비롯한 장성·하동·진주·창녕·고창에서 발견·발굴된 16점의 유물이 소개된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조선의 첨단 무기’에서는 조선시대 무기 해설서인 ‘화포식언해’와 ‘융원필비’에 나오는 비격진천뢰 내용을 소개하며 실물 비격진천뢰와 비교하고 있다.
아울러 고창 무장읍성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 결과와 기존에 알려진 비격진천뢰 분석 결과를 종합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비격진천뢰의 제작 및 조립 과정을 영상과 3D프린트 복원품으로 상세히 소개한다.
진주박물관 관계자는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 염원이 비격진천뢰 발명으로 이어졌다”면서 “이번 전시는 비격진천뢰에 담긴 기술을 오늘날의 과학으로 재조명한 것으로, 구국의 마음과 선조들의 지혜를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