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실전 대응력 높인다...중앙 소방학교 가보니

      2019.07.14 13:47   수정 : 2019.07.14 13:47기사원문
【공주=이유범 기자】 KTX 천안 아산역에서 차로 20여분 떨어져 있는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 내 중앙소방학교. 지난11일 찾은 중앙소방학교는 전국에 있는 9개 소방학교 중 하나로 신임 소방간부후보생과 소방정·소방령 등 관리자급에 대한 지휘역량 훈련을 주로 진행하는 곳이다. 지난 1일부로 천안에서 공주로 이전한 중앙소방학교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2238억원 예산을 투입해 부지 42만㎡에 전체면적 6만8075㎡·건물 39개동 규모로 지어졌다. △화재성상 △공동구 △복합고층건축물 화재진압 △도시탐색구조 △화학물질사고대응 등 각종 재난유형별 교육·훈련이 가능한 국제적 수준의 강의실과 훈련장, 생활관, 직원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재난상황에 맞는 유형별 훈련장을 마련해 실제 상황에서의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소방 간부 양성의 산실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소방지휘훈련실과 종합지휘훈련실이었다. 이곳은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소방현장을 연출하고, 이를 지휘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소방지휘훈련실은 초기 화재현장이라면, 종합지휘훈련실은 화재상황이 커지면서 서장 이상의 통합지휘가 가능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총 8개의 부스에서 실제와 같은 무전송수신을 하고 있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수상·수중 구조를 위한 수중 탐색 훈련장이었다. 이곳에는 파도를 생성하는 조파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60㎝, 70㎝, 100㎝, 120㎝ 등 총 4단계의 파도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해상구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게 소방청의 설명이다.

실내 종합 훈련장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기자들도 훈련시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1m 높이에서 레펠 훈련을 진행했다. 밖으로 나가자 드론을 이용한 붕괴 사고 대비 기술 훈련도 이어졌다.


■실제 현장 방불케 하는 훈련
농연훈련장에 도달하자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헬멧까지 20㎏이 넘는 장비를 착용했다. 훈련복을 착용한 상황에서 방화복을 착용하니 땀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그나마 전일 내린 비로 날씨가 서늘해지지 않았다면 낭패를 볼 뻔했다.

농연훈련장은 어둠과 연기가 함께 존재해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철제 케이지 미로를 통과해야만 한다. 들어서자 마자 정말 한치앞도 볼 수없이 손의 감촉으로만 이곳을 통과해야만 했다. 함께 간 다른 기자의 공기호흡기에 문제가 생겨 금방 나왔지만 실제 화재 현장의 공포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다음 훈련은 복합고층건축물 화재 진압 훈련장에서 이뤄졌다. 지하 1층·지상 15층 규모로 지하에는 노래방을, 지상에는 상가와 대형할인마트·고시원·숙박시설·병원·아파트 등 다양한 시설물 모형을 만들어 놓고 실제 불길을 일으켜 진압훈련을 하는 곳이다.

이 곳 5층에서 '플래시 오버' 현상을 재현하고 있었다. '플래시 오버'는 가연성 가스가 천장 부근에 모이고 그것이 일시에 인화해서 폭발적으로 방 전체가 불꽃이 도는 현상을 말한다. 가장 앞에서 소방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고 있는 데 화염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최태영 중앙소방학교장은 "천안 시절 중앙소방학교는 1980년대 상황에 따라 만들어지다 보니 단순히 기술이나 체력을 훈련하는 시설에 그쳤다"며 "공주로 이전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해진 재난 현장에 맞춰 첨단훈련시설을 갖추고 실제와 가장 가까운 상황을 연출해 경험해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소방학교의 훈련시설은 내년부터 민간에도 확대 개방될 예정이다.
지금도 학교 등 일부 기관·단체의 신청을 받아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다중이용업 소방안전관리자와 의용소방대원, 석유화학단지 자체 소방대원, 소방관련학과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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